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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느린 세계를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 15년 차 특수교사의 매일 새롭고 특별한 교실 이야기
류지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8월
평점 :
장애아를 키우는 엄마이자 교육자이기도 한 제게 이 책은 여러 모로 가슴 뜨겁게 다가왔습니다. 아이의 장애를 알았을 때 막막하기만 했던 제 모습이 지금은 아득하지만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지요. 하지만 아이는 지금 제 곁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고, 그 과정 속에 많은 분들이 아이를 함께 키워주고 있음을 매일 느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와 같이 숭고한 정신을 지니신 선생님들, 의료인, 치료사, 심지어는 스쿨 버스 운전기사님까지. 아이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닿는 모든 곳에 누군가의 사랑어린 눈길과 손짓이 있었다는 것을 삶 속에서 깨닫고 있습니다.
이 책의 첫 페이지부터 한 줄씩 읽어 내려가며 숭고한 그녀의 마음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쉽지 않은 특수교사의 길을 선택한 것도 모자라 어떻게 하면 이 아이들을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 매일 고민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책을 쓰기 위한 과정은 또 얼마나 지난했을까요. 이 책은 저처럼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외롭지 않은 여행이 될 것이라는 희망과 용기를, 특수교사의 꿈을 키우는 예비교사들에게는 뜨거운 사명감과 공부의 방향을, 교육행정가에게는 보다 나은 특수교육 현장을 건설하기 위한 비전을 안겨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을 만나는 누구에게나, 장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왜 우리가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고 통합교육을 실현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안겨줍니다.
"교육은 감정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사랑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배움의 가능성을 열어주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교사는 '사랑하는 사람'이자 '기술을 가진 사람'이어야 합니다."
저자의 문장을 옮겨 봅니다. 이 말은 비단 특수교사만을 위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모든 교사에게,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지요. 바로 교사, 가르치는 일의 전문성, 또 그것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가 어릴 때는 미국에서 아이를 키우며 주마다 다른 특수교육 시스템을 경험했고, 한국에 돌아와 특수 공교육, 사교육 현장의 실태를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많은 특수교사를 만나온 경험을 돌이켜 볼 때 저자의 경험은 남다름을 느꼈습니다. 특수교육 선진국을 방문하여 여러 특수학교에서 연수와 교육을 받았고, 우리 나라 특수교육 현장을 개선하고 발전시킬 방향과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성을 지닌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수교육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통해 신뢰성 있는 정보를 얻고, 전문가의 비전과 안목을 얻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특수교육대상 아이들을 위해 사회의 인식, 시선은 물론이고, 교육현장의 선진화가 이루어지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습니다. 분리가 아닌 통합, 진정한 통합교육을 위한 교육현장의 선진화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장애를 지녔다고 해서 사회와 분리되어야 하고, 차별의 시선을 느껴야 한다면, 당신은 과연 그런 사회에서 계속 살고 싶은지 묻고 싶습니다. 장애라는 것이 영원히 나와는 상관 없는 소수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만 할까요? 장애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사람들에게만 생기는 걸까요? 꼭 장애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연유로 누구든 소수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왜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고민해야 하고, 노력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따뜻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