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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같은 핑계일지라도
김순란 지음 / 새미 / 2020년 9월
평점 :
본전
들고 있기 무거운 물건을
견디다 견디다 너무 힘들어 손에서 놓았더니
와장창 부서지고 쏟아지고 흩어지는 소리보다
버겁고 힘든 것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에
쉽게 호흡을 가다듬었다는 친구
가슴 한구석에 꽉 차 있는 응어리를 뱉어 버릴 수 있다면 얼
마나 홀가분하겠느냐는 생각만 맴돌 뿐이었는데
다 버리고 비우고 이혼 도장 찍고 났더니
본전이란 계산에 픽 웃었다는 친구
형제간이 남아 있는 고향으로 적을 옮겨 일 년 남짓 살다 다
시 고향을 떠나가는 뒷모습이 아프게 보이는 친구의 본전은 어
디쯤인지
나도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