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에서 낸 일본군'위안부' 관련 명부 분석 연구서이다. 비매품이라고 해서 개인은 받을 수 없는 줄 알고, 없는 도서관마다 신청하고 있었는데, 오늘 알라딘에 들어와서 검색해보니, 중고도서에 팔고 있다. 연구소에서 비매품으로 나눠준 것을 10,000원, 15,000원이나 받고 팔다니!!! 하고 화가 났다.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당장은 재택근무라 알 수 없고 내일 알아보고 전화준다고 한다. 제발 나한테 올 한권이 남아 있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술술술 읽히는 역사책?이라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재미도 있었다. 선생님들이 탐정처럼 명부들을 비교검토 하고 증언이랑도 교차 비교해보고 했을 생각을하니까, 논문 한줄한줄이 그냥 쓰여진 것이 아닌게 느껴졌다. 역사 논문은 표에 칸 하나 채우는 것도 수많은 자료들 위에서 가능해지는 것들인데, 선생님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보론에 강정숙 선생님의 <기록과 기억 사이에서, '위안부' 관련 명부 연구>는 논문이라기보다 기록에 가까웠다. 연구가 처음 시작되었을 무렵부터, 정대협과 연구자들이 어떻게 맨땅에 헤딩을 해 왔는지가 기록되어 있었다. 탐정처럼 이름 하나를 갖고 온갖 자료와 관공서를 돌고, 찾아낸 실제 피해자와의 에피소드, 오키나와 현지조사를 하러 갔을 때 피해자인듯한 분이 생존해 계셔서 찾아가려고 하니, 우라사키 선생님의 "그분을 만나서 어쩌자는 건데?"라는 질문에 연구자로서의 윤리와 반성적 성찰을 하게 되었던 에피소드가 감동이랄까... 뭔가 여성 연구자 선배님이 걸어온 길을 조금이라도 들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았다. 연구를 하시면서 이런 기록들도 많이 남겨 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국민기금 관련한 회상 중에는 이런 부분도 있었다.
"어쨌든 당시는 한일간에 국민기금이라는 것을 매개로 찬반 공방이 오갔지만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규명 사업에 양측 모두 진지함이 있었다. 이 때문에 NHK에서 필리핀 명부 조사를 기획할 수 있었고, 연구소에서 조사사업을 수용한 것도 그 진지함에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1990년대 중반의 한일간의 갈등과 의미를 다시 독해해보면, 현재의 한일간의 갈등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 미래 전망에도 상당한 시사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192-193)
NHK는 전범법정 방송 왜곡하고 관련자들 해고시켰었는데, 이부분에 대한 자세한 맥락도 궁금했다. 무엇보다 이 부분에서는 '진상규명 사업에 양측 모두 진지함이 있었다'라는 문장이, 강정숙 선생님이 감각하고 판단했던 어떤 것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인들은 한일간의 정치게임처럼 생각 하게 되어버린? 일본군'위안부'문제를 정부의 지원도 없던 시기부터 어떤 조명도 없이 맨땅에 헤딩하며 연구해온 여성 역사 연구자들의 묵묵함이 정말 대단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