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행 엑서더스 - 그들은 왜 '북송선'을 타야만 했는가?
테사 모리스-스즈키 지음, 한철호 옮김 / 책과함께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 이 책 읽으면서 세이초의 추리소설 읽던 기분이 되살아 났다. 그 뒤엔 어떻게 된거지? 앞에 나왔던 단서들의 의미는? 두근두근 마음을 졸이면서 계속 읽었다. 연구자는 누구나 한명의 탐정이다. 테사 모리스 스즈키도 아마 어렴풋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부분이 있었다.

 

나는 이 이야기의 결정적 순간을 찾는다. 그러면서 문득 추리소설의 가장 유명한 순간을 떠올린다-밤의 개에 관한 기묘한 사건. “밤 사이 개는 전혀 짖지 않았다.” “‘그것은 기묘한 일이다셜록 홈즈가 말했다.” 이 이야기에도 침묵이, 액션의 결여가 있었다. 협상이 절정으로 다가감에 따라 그 불가해함은 더욱 커진다. 그것은 워싱턴에서 오는 침묵이었다.(304)

 

테사 모리스 스즈키가 단서를 찾아 움직인 동선과 5912월부터 시작된 북송사업을 둘러싼 일본의 본심을 숨긴 국제 대사기극(난 이렇게 느꼈음)과 한국의 복잡한 정치상황과 입장, 미국의 침묵, 북한의 노동력 부족 등등등 너무나 많은 선들이 한꺼번에 교차하며 작동하는 것이 드러나도록 쓰여졌다


"가족이라는 것은 불가사의한 침묵을 띠고 있는 것이다.(210)"라는 부분은 <가족의 나라>에 오빠의 침묵과, 끊어진 편지들과, <김귀덕>의 북한으로 돌아갔던 전쟁고아들의 침묵과도 이어지는 것 같아서 그 스케일도, 그 마음들도 잘 가늠이 안되었다. 힝... 


연구 속에서 한명 한명의 서사를 끌어내고 동선을 밟아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내려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글쓰기는 연구자 선배로서 본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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