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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이 질병이 되는 순간
전형진 지음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3월
평점 :
쾌락이 질병이 되는 순간
지은이: 전형진
어릴 적 그만하고 밥 먹어야지 하는 부모님의 말에도 “한 번만 더 하고 먹을게”라고 대답해 놓고서는 왜 안 안 오는거야? “이번이 마지막이야 진짜야” 해 놓고서는 게임에 빠지고 만다. 담배와 티비도 마찬가지로 짜릿함에 빠져 한 번만, 또 한 번만 하다 보면 더 깊은 수령으로 빠져들어 결국은 헤어나오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중독이란 그런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달콤한 초콜릿 유혹에 빠지는 것과 같다. 이처럼 쾌락의 블랙홀은 깊고도 깊다.
최근에 유명인의 프로포폴과 마약 사건을 보면 중독은 자신의 의지와 결단으로 제어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그 것 뿐만 아니다 뭔가 불안하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또는 그 반대로 사업이 잘되거나 좋은 일이 생길때도 습관처럼 점을 보러가는 사람들이 있다. 점쟁이의 이야기에 맹신하지 않고 “그냥 재미로 보는 거야!” 하면서도 그 말이 계속 귀에 멤 돈다. 이런 것을 맹신하면 자신도 모르게 주변 사람들을 이 기준으로 들여다보고 판단하게 된다면 그것은 ‘중독’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요금 유행하고 있는 MBTI가 그러하다. ‘나는 이런 유형의 사람이니까 이러저러한 행동을 해야 하고, 이러저러한 행동을 하면 안 돼’ 라는 생각은 위험한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
중독은 특정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그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중독으로 나를 망치고 가족을 힘들게 하며 이웃과 사회를 멍들게 한다. 하지만, 그 짜릿함과 달콤함에 빠져 잠시 머물다가는 쾌락과 블랙홀 속에 빠져 버린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 아닌가. 이것이 강하고 클수록 그에 대한 상응한 대가와 후유증이 동반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중독에 빠져 버린 것 같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대부분 고개를 숙인 채 손에 쥔 스마트폰을 뚫어지도록 바라보고 있다. 아이들도 성인들도 쌓인 스트레스와 놀이를 스마트폰으로 풀거나 스마트폰 속의 세상에서 위로를 얻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스마트폰 의존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첫째, 하루 중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정해 놓고, 그 시간 외에는 스마트폰을 찾거나 들여다보지 않는 것이다. 둘째, 스마트폰의 여러 기능 중 중독성이 강한 기능을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 시간을 줄일 방법을 찾아본다. 셋째, 스마트폰에 대한 집착을 다른 데로 돌릴 수 있게끔 새로운 취미나 활동을 찾아본다.
게임 중독이란 정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게임에 몰두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생활 습관이 게임을 중심으로 형성되다 보니 항상 잠이 부족하고, 제때 식사하는 일도 잊어버리게 된다. 이처럼 오랜 시간 게임에 과도하게 몰두하면 우리 뇌에는 분명한 변화가 생긴다. 장기간 게임 등에 몰입하던 사람이 사람이 게임보다 덜 재미있는 걸 하게 되면 뇌에서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인터넷에 중독된 청소년들의 전두엽 활성은 알코올 중독자나 마약 중독자 연구에서 나오는 갈망 상태와 비슷하다.
기뻐서 한잔, 슬퍼서 한잔, 기분 좋아서 한잔, 기분 나뻐서 한잔..늘 한잔할 꺼리들이 존재한다.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려고 마시는 것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생활 리듬을 깨뜨릴 뿐이다. 인간의 뇌 속에는 생존이나 종족 보존에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쾌락을 느낀다. 하지만 술을 마시면 VTA가 자극받아 도파민이 분비되어 NAC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와 유사한 물질이 분비된다. 이로 인해 비정상적인 쾌락이 유발되는 것이다. 한 번 쾌락을 맛보게 되면 그만 마시고 싶어도 이성적 판단과 조절 능력이 자꾸 사그라지게 되는 것이다. 과음하고 난 후 자주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 현상이 반복 된다면 인지 기능이 손상되는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일에 중독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번 아웃 증후군이 있다. 일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불안, 무기력증, 자기혐오, 분노, 의욕 상실 등을 경험하게 된다.
행복함, 즐거움을 주는 도파민을 잘 못 사용하여 더 많은 쾌락과 성취감, 보상을 요구한 나머지 잘 못된 길로 안내할 수 있다.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그 것, 그것이 ‘중독’일 수 있다. 우리가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 나 스스로를 자유롭게 통제할 수 있는 주도권을 가진 삶을 살아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