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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쩌면 재미있을지도 모르는
니노미야 아쓰토 지음, 박제이 옮김 / 문학수첩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수학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쩌면 재미있을지도 모르는
지은이; 니노미야 아쓰토(박제이 옮김)
펴낸곳: 문학수첩
펴낸날짜: 2022년 3월 11일
수학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책의 제목이 왠지 흥미로웠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수학자 11명의 낭만적이고 문학적인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수학자는 무엇을 연구하고 어떻게 연구 업적을 인정받으며, 고등수학과 일상생활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대답도 제시하고 있다. 갑자기 떠오른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몇 달간 고생하는 과정을 따라가도 보면 자신만의 수학을 즐기려는 진심이 전달된다.
쿠로카 선생님이 수학을 좋아한 시점은 초등학교 때이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와 수학 문제를 내면서 놀았고 고등학교 때부터는 직접 만든 문제를 수학 잡지에 응모해서 여러 번 뽑히기도 했다. 수학자들은 소수를 너무 좋아한다고 한다. 엄청난 수고를 들여서 2400만 자리나 되는 소수를 발견하고서 기뻐하는 사람이 있다. 3과 5처럼 차이가 2인 소수의 쌍을 ‘쌍둥이 소수’라고 부르며 귀여워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차가 4인 소수의 쌍을 ‘사촌 소수’, 차가 6인 경우를 ‘섹시 소수’라고 부른다. 섹시 소수는 6월을 나타내는 라틴어에서 유래하는 명칭이다. 수식은 자연계의 모든 법칙을 수식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 그 수를 분해하다 보면 반드시 소수에 도달한다. 사물을 분해하다 보면 반드시 원자에 당도하는 원리와 같다.
아직 세계에서 누구도 푼 적 없는 수학 문제가 있다. ‘리만 가설’의 문제이다. 얼마나 어려운 문제냐면 미국의 한 연구소가 이 문제를 푼 사람에게 100만 달러를 준다고 발표했을 정도이다. 문제를 만든 장본인 리만은 약 150년 전 인물이다. 서른아홉에 결핵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수식에도 성격이 들어난다. 수학자들도 어떤 수식을 좋아하는지는 각자 다르다. 일종의 그림 취향과 비슷하다. 리만 논문도 손으로 쓴 게 남아 있는데 그걸 보면 성격을 알 수 있다. 리만의 수식은 약간 어둡고 내향적이다. 수학계의 거인 오일러는 약 250년 전 인물인데 시력 저하로 고통 받다가 결국 양쪽 눈이 실명되지만, 구술필기로 방대한 논문을 남긴 인물이다.
우리가 불리는 ‘가설’은 수많은 사람의 연구 목표가 되어야 비로소 ○○가설이라고 부리게 된다. 수학의 세계를 완전히 뒤흔들 문제가 떠올랐다면 오히려 혼자만 간직하고 싶겠지만 정말 어려운 문제는 100년이 지나도 풀리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참고서와는 다르게 아무도 답을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표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어렵지 않은 가설은 스스로 풀어서 논문으로 쓰면 된다.
수학이라는 취미는 연필과 종이, 그리고 시간과 공간만 있으면 할 수 있다. 시간은 생각을 하기 위한 시간이지만 공간이라고 하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종이를 어느 정도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수학은 돈이 드는 학문 중 하나이다. 공학 쪽처럼 실험 기구를 사지는 않지만 여행비가 많이 든다. 다양한 사람과 자주 만나는 일이 수학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내가 만나러 가기도 하고 누가 와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토 선생님은 이탈리아, 이집트, 프랑스 등 이곳저곳으로 출장을 많이 다니신다. 수학은 혼자 하는 것이지만 가령 수리분석 문제를 풀려 할 때, 분석 안에서만 일을 하면 한계에 부딪힌다. 다른 시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의 연구자가 모여 ○부터 토론을 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발상이 나오기도 한다. 어떤 분야의 문제에 대해서 전혀 다른 분야로부터 접근하면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진정한 수학 공부는 무엇일까? 지바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책을 닥치는 대로 읽는 것도 나름대로 좋은 일이라고 한다. 대학 1학년 미적분 교과서나 정평 나 있는 책을 전부 재구성해 보라고 한다. 아무것도 참고하지 말고 스스로 노트에 재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순서나 과정도 책에 있는 대로 할 필요 없이 자기 나름대로 이해하기 쉽게,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