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 -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이후 8년, 더 깊어진 성찰과 사색
와타나베 이타루.와타나베 마리코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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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

 

지은이: 와타나베 이타루·와타나베 마리코(정문주 옮김)

펴낸곳: 더숲

펴낸날짜: 20211112

 

2013년 일본에서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출판 이 후 두 번째 책이다. 저자는 학자도 아니고 작가도 아니다. 경험이 일천한 시골 빵집 주인이다. 이번 책은 부부가 겪어낸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부딪혀 실현하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현재 돗토리현 깊은 산속에 자리 잡은 마을 지즈초에서 빵과 맥주를 만들고 다루마리라는 가게를 꾸리며 살고 있다. 그는 발효균의 매력에 빠져 지즈초까지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 과정을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20154월 지즈초에 정착하게 된다. 히카루는 통나무숲 유치원에 들어갔고, 산에서 온갖 나물을 뜯어왔다. 다루마리에서는 다섯 종류의 자가 배양 효모를 이용해 빵을 구웠다. 맥주효모, 건포도 효모, 통밀가루(전립분)효모, 화이트 사워, 주종 이 효모들이다. 채취 난이도는 효모<유산균<누룩균 순이다. 누눅균은 아주 깨끗한 환경에서만 재취할 수 있어 귀빈 대접을 해야 한다. 누룩균을 채취할 때는 양분인 쌀의 질이 중요하다. 누룩균을 얻으려면 무비료, 무농약으로 키운 자연 재배 쌀을 써야 한다. 비료나 농약을 잔뜩 뿌려서 재배한 쌀을 쓰면 다른 부패균이 번식하기 쉬운 탓이다. 화확비료와 농약만 자제하는 정도의 유기농이야말로 최선의 농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연농법으로 무비료, 무농약 재배를 오래하면 땅이 비옥해져 해마다 좋아진다고 한다.

 

다루마리의 경영 목표가 있다.빵이 잘 팔리면 그만큼 지역 경제와 순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이념을 따라 빵을 만들면 가격이 비싸진다. 개업 당시에는 이렇게 비싼 빵을 사줄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은 싼 편 아니냐는 말도 듣는다. 음식 평가는 먹는 순간만 아니라 먹고 난 후 기분까지 고려해야 한다. 먹고 난 직후 다음 날 그리고 그 이후 몸 상태와 기분까지 고려해야 한다. 자꾸 먹어도 기분 좋은 빵을 만들려면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써야한다. 비료와 농약 없이 키워 이라는 자연환경도 보전되는 방식으로 키운 농산물로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시간 단축에 모든 힘을 쏟는다. 그 결과 사람들은 기계의 속도에 맞춰야 하는 노동을 고통으로 여기에 되었고, 생산품의 수명도 짧아졌다. 가격이 싸져도 금세 망가지기에 다시 사야하고 결국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게 된다. 전통적인 제빵 방식으로 좋은 상품을 만들기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인간의 몸이 대략 37조 개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장내에는 무려 약 100조개 피부 표면에는 약 1천조 개의 세균이 살고 있다. 우리는 세균과 공생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피부 표면에 늘 존재하는 세균은 피부에 장막을 형성해 신체를 보호하고 장내 세균은 우리 세포의 합성, 면역, 혈액 정화, 해독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행복 호르몬이라는 세로토닌의 전구체 중 90%가 장내 세균으로 만들어진다. 산업혁명과 과학혁명은 살균이라는 개념을 부르짖는다. 식물이 흙에서 흡수하는 영양분은 질소, 인산, 칼륨뿐이라고 규정하고 이세 물질을 화학적으로 합성한 화학비료를 밭에 뿌리며 만족했다. 기주 식물에 공생 작용을 하는 뿌리곰팡이는 흙 속에서 미네랄을 식물에 전달한다. 그런데 흙에 화학비료를 뿌린 결과, 식물이 흙에서 영양분을 너무 쉽게 빨아들이게 되면 식물은 뿌리곰팡이와 붙어 있을 이유가 없어진다. 그럼 땅이 쉽게 척박해진다. 이렇게 흙 속의 균과 식물, 인간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단순 먹는 빵이라고 생각 했지만 빵 하나에도 깊은 내공과 숨은 본질의 의미를 알게 되었던 것 같다. 혀의 맛을 즐기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 어떤 빵을 먹어야 하는지 그 의미를 느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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