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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리움
이아람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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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리움은 근미래, 인류가 멸종한 세계를 담고 있다. 표지의 커다란 나무를 보면서 어떤 이야기일지 예측해보기도 했는데 예측한 것과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 감탄하며 읽었다. 주인공인 소년은 벙커에서 자란 아이로, 처음 멸망한 문명을 보며 감탄하기도 하며 압도되기도 한다. 테라리움은 전체적으로 마치 영화같은 장면 묘사와 신선한 스토리로 영상화가 기대되는 소설이었다. 소설에서 묘사되는 미래는 현재의 세계에서 시간이 지난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기도 했다. 말하자면 이 소설은 세계의 장례이기도 한 것이다.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본 세계의 잔혹함은 지금 이 세계, 우리가 우리 손으로 망치고 있는 세계가 얼마나 부조리한지, 지금의 세계가 벌이고 있는 환경 파괴와 얼마 남지 않은 지구의 자원을 둘러싸고 벌이는 싸움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날카롭게 묘사한 소설이기도 하다.


읽으면서 내내 영상화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 어떻게 묘사될까 궁금하기도 했다. 특히 '죽음' 들의 존재가 독특해서 재밌었다. 개의 죽음과 고양이의 죽음이 따로 있다는 게 재밌었다. 보통은 저승사자가 있다면 인간처럼 생긴 저승사자만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개와 고양이의 죽음이 있다는 발상이 재밌었다. 또 그 죽음들이 말도 할 수 있으며 때로 어딘가에 빙의할 수도 있다는 설정이 재밌었다. 여러 설정이 독특해서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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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
금정연.정지돈 에세이 필름 / 푸른숲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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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폈을 때 느꼈던 건, 이 두 사람이 서로를 잘 알듯 영화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영화에 대해 잘 아는 사람 둘이 만나기만 해도 하루종일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심지어 서로를 잘 아는 두 사람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얼마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는가.

초장부터 영화와 상관없이 재미를 주더니 점점 '타짜'라거나 '어린신부' 같은 영화를 인용하며 이 이름도 생소한 '에세이 필름'이 어떤 장르인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활자로 영화가 된다. 그러나 영화는 과거 미국에서 picture라고 불렸다. 영화란 곧 사진, 즉 영상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움직이는 사진이라는 점이. 그러므로 에세이 필름은 실패한 시도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이 '에세이 필름'이라는 시도는 값진 것이다.

두 영화를 사랑하는 인물들이 만나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시도로 영화를 설명한다. 왜냐면 영화는 그런 것이니까. 영화는 시네필들에게 영원히 설명되지 않는 것이니까.

책은 그 자체만으로 즐거움을 주지만, 특히나 영화를 사랑하는 시네필들이라면 책을 읽으며 웃다가 울 정도로 재미있을 것이다.





책을 컬처블룸을 통해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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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시민 불복종
변재원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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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전장연 시위에 관심은 있었지만 지방에 살고 있어서 어떻게 되어가는지 잘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전장연에 대한 책이 아니다. 전장연은 왜 데모를 하는지, 데모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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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 번식장에서 보호소까지, 버려진 개들에 대한 르포
하재영 지음 / 잠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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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주인이 잠깐 외출한 개농장을 침입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길고 험한 길 끝에 개들이 짖는 소리를 가리기 위해 '에버그린'을 크게 틀어단 개농장이 나온다. 나는 이 장면부터 울기 시작했다. 개농장이 어떤 모습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유튜브를 통해서도 버려진 개농장이나 유기견 구출 영상을 볼 수 있다. 그 참혹하고 슬픈 현장을 보면 눈물이 절로 나온다. 이 책에 묘사되는 번식장, 도사장, 개농장, 개시장, 그리고 도살장까지. 그 모든 참혹한 곳의 모습들이 인터넷에 검색 몇 번만 하면 금방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어딘가에선 개들이 죽어간다.

제일 안타까운 것은 그런 곳, 번식장이나 도사장 등에 사람이 몰래 방문하면 개들은 자신을 그토록 아프게 만든 게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향해 꼬리를 흔든다. 개농장에서 태어나 물 한 방울 마셔본 적이 없는 개들이 그토록 자신을 괴롭힌 인간을 향해 꼬리를 흔드는 것이다. 무엇이 그리 좋다고.

책은 바로 그런 개들의 삶을, 그리고 죽음을 쫓는다. 우리가 펫숍에서 하얗고 예쁜 강아지를 사서 기르는 동안 그 뒷편에서는 뜬장에서 길러지는 모견들, 물 한 방울 못 마시고 죽어가는 개농장의 개들이 그 '예쁜 강아지'를 위해 죽어가고 있다고. 우리가 눈을 떠야만 한다고. 책은 그렇게 말한다.

나는 작고 늙은 시추를 한 마리 키우고 있다. 내가 울고 있으니 내 옆에 와 앉아 꼬리를 축 내리고 내 기분을 살피는 시추를 안아주었다. 내 개 역시 내게 오기 전에 여러 곳의 집에서 파양을 당했었다. 저자에게 찾아간 피피처럼 내게 찾아온 나의 개는 내 세상을 바꿨다. 하지만 내게 개가 없었어도 세상은 변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개들에게 물을 준 적이 없어요. 개농장의 개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맹물을 마시지 못해요.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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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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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와 추리/미스터리가 섞여서 훌륭한 작품을 만들기란 쉽지 않은 법인데, 이 책은 그걸 해낸다. 초현실적인 현상이 나오지만 억지스럽지 않고 미스터리 역시 설득력 있다. 스토리는 모든 장르를 포용하며 결말부에 먹먹한 여운마저 준다. 서스펜스와 오컬트를 동시에 즐기고 싶다면, 올 여름 단 한 권의 소설이 필요하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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