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맨과 비밀의 샘슨 섬
마이클 모퍼고 지음, 김은영 옮김 / 풀빛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버드맨과 비밀의 샘슨 섬>은 아주 재미있다. 이것이 아이들 소설인지 어른들을 위한 동화인지 굳이 구별할 필요는 없지만 내게는 무척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아이들에게는 우정과 모험의 세계를 여행할 수 있게 해 주고, 어른들에게는 순수한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다시 기억하게 한다. 
 1914년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10살 된 소녀 그레이시의 입을 통해 영국의 실리제도에 위치한 브라이어 섬과 샘슨 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야기한다. 곧 전쟁이 발발하고 가진 것 없는 척박한 섬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브라이어 섬은 활기차고 정겹다. 그레이시와 다니엘의 시선을 따라 글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10살 안팎의 소년, 소녀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란 주변 모든 것이 그들의 놀이나 모험의 대상이 된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순수함과 용기는 진실을 밝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레이시와 다이엘이 살고 있는 브라이어 섬에는 ‘버드맨’이라는 늙은 노인이 살고 있다. 버드맨은 샘슨 섬에서 가장 늦게 떠나온 사람이다. 샘슨 섬에서 사람이 살 수 없게 된 이유가 저주 때문이라는 말을 한 까닭에 버드맨의 어머니는 마녀 혹은 미치광이 취급을 받았고 버드맨 역시 같은 대접을 받고 있다. 섬사람들은 확실한 이유나 증거가 없지만 버드맨을 배척한다. 아이들에게도 절대 접근을 하지 말라고 항상 주의를 준다. 버드맨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지만 그렇게 섬사람들과 격리된 채 홀로 살아간다. 이런 버드맨의 영역에 그레이시와 다니엘이 찾아온다. 이들 사이에 조개껍데기로 쓴 메모가 서로를 알아가는 방편이 된다. 아이들과 늙은 노인은 그렇게 서로에 대한 신뢰와 우정을 쌓아간다. 그러던 중 폭풍우가 치는 날 샘슨 섬을 향해 노를 저어 가는 버드맨을 본 아이들은 그의 안위가 걱정되어 버드맨의 오두막을 찾아가게 된다.

 섬마을 사람들의 오해와 갖가지 소문으로 격리된 채 오랜 시간을 홀로 보낸 버드맨에게 드디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친구들이 생겼다. 샘슨 섬의 비밀을 떠 앉고 저주를 막으려 평생을 바친 이에게 하늘이 마지막으로 천사들을 보낸 것 같다. 남들이 하는 말을 믿지 않고 자신들이 직접 겪은 버드맨의 진실된 마음을 믿는 아이들이 있기에 샘슨 섬의 비밀도 결국 풀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이들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타인을 대한다면 오해가 생길 소지도 없을뿐더러 혹 오해가 생겼을지라도 쉽게 그 매듭을 풀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읽는 이에게 재미와 교훈까지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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