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위로 - 빛을 향한 건축 순례
김종진 지음 / 효형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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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위로 / 김종진 🪙


역사 프로그램 보다가 알게 된 것:
미국은 911을 기억하기 위해
그 자리를 재건하지 않고 추모 공간으로 두었다.
반면 우리는 삼풍백화점 자리에 아파트를 세웠고
추모 공간은 양재숲 깊숙한 곳에 마련했다.
왜? 땅갚 떨어질까봐.

이 책 작가님은 그걸 콕 찝어서 책에 담으셨다.
위에서 본 현재 쌍둥이빌딩 터 사진과 함께.


•잊으면 잊히는 것일까. 우리는 사회적 사건을 애써 잊으려 한다. 그럼에도 기쁨의 기억과 슬픔의 기억이 공존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묘비를 바라보고 선 사람은 지는 해를 마주한다. 지금 눈앞에서 서서히 소멸하는 빛, 땅거미 속으로 사라지는 빛. 내 앞에 놓인 묘비의 주인은 자연으로 돌아갔고 그 혹은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나 역시 언젠가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사실.

•죽음은 빛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새벽이 찾아왔기 때문에 등불을 끄는 것일 뿐이다.

•어차피 모든 생명은 자연으로 돌아가고 다시 태어나기 마련인데 죽음을 배척하고 삶만을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부자연스럽다.

•뒷마당에 사당이 있는 집들도 많았고 마을 뒷산에는 어김없이 선산이 있었다. 마을에 인접한 산과 주변에 배치하여 일상 속에 삶과 죽음이 혼재하도록 했다. 종묘는 말할 것도 없다. 그 멋진 죽음의 장소는 도심 한복판에 있다.

•오늘날에는 죽음 관련 공간을 혐오 시설처럼 생각한다. 서울이나 도시 주택가에 묘지를 조성한다고 하면 난리가 날 것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죽음을 배척하는 문화 속에 살게 된 것일까.



건축가마저도 공간에 대해 그런 고민을 한다. 기억에 남는 문구들을 옮겨 보니 모두 죽음에 관한 것이네. 그렇다고 이 책이 죽음과 관련된 책은 아니니 걱정하지 마시고 꼭 읽어보시기를.

예전에 일본 건축가인 구마 겐고의 책을 읽었을 땐 정말 어려웠는데, 이 책은…. 인문학 갬성이 더해져서 읽기도 편하고, 따스한 빛과 그림자 사이에서 머무르는 여행을 한 기분이에요.

건축 순례라니. 유홍준 슨생님의 국보 순례는 읽어 봤지만 건축 순례는 또 넘나 흥미롭잖아요? 그런데 기대 이상, 건축책 트라우마를 벗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름 아침에 목욕을 마친 후, 정오까지 햇살 비치는 문간에 앉아 있곤 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소로가 2년간 살았던 월든 호숫가. 그가 지은 오두막 앞에 아담한 공터가 있다는데, 나뭇잎 사이로 호수가 보이고 햇살도 들어오는 그런 힐링의 공간이라는데. 저도 테르메 발스에 가면 그런 느낌을 받을까요?



건축 순례 덕분에 치유됩니다.
때로는 환한 빛보다 그림자가 위로가 될 때가 있어요 정말.
제목 정말 찰떡! 흑백 뿐이지만 사진도 정말 좋았습니다.
가제본이지만(가제본이라 사진이 흑백인 건가..?)
이번 달 출간된 따끈한 책을 읽을 수 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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