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골동양과자점 4 - 완결
요시나가 후미 지음, 장수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이 만화는 초밥왕류의 성공드라마도, 야오이 물도 아닌 듯 하다. 물론 케익에 대한 이야기가 줄창 나오며, 주인공도 케익이다. 그리고 정상적(요즘 세상엔 이런 말도 우습지만) 남녀 관계는 하나도!!! 정말 하나도 나오지 않고 동성애 커플이거나 희안한 관계만 나온다. 게다가 동성애커플이라고 하더라도 야오이물처럼 사랑에 몸달아하는 그런 것도 아니다.그래서 난 이 만화 야오이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만화는 흐트러진 주인공의 머리카락이나 펜터치만큼 건조하고 버석거린다. 왜나면... 만화에서 흔히 나오는 애정과잉이 없거든.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거나... 질투로 미쳐버리거나 하는 메인 메들리가 안나온다.(예외라면 츠카게의 충성이랄까..)

여기 나오는 주인공은 모두 세상에 혼자 사는 듯하다. 이 세상에 자기 밖에 없다. 주위는 고려치 않고 자기 인생만 머리터지게 살아나간다. 그러다.. 이 양과자점을 통해서 이 세상에 나 말고도 이 사람도 존재하구나.. 하고 겨우 타인을 자신의 인생행로에 길을 내어주는 정도로 밖에 안보인다. 요즘 일본 소설(일부 만화)에서 집요하게 보여주는 관계단절,현실 부적응 이런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우선 다치바나 케이이치로 어렷을 적 납치라는 트라우마를 간직하고 살아가는 다치바나 사실은 납치범에 대한 희미한 기억이 있으면서도 혼자만 움켜쥐고 평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그러하기에 그는 타인에게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지도 마음을 열지도 않는다. 그는 완벽한 '아이돌'로의 분장으로 외롭게 살아간다.

또 오노 유우스케 남자를 좋아하는 건 문제가 아닌데.. 그는 그런 감정을 공유할 사람을 만나지 못했고.. 그러했기에.. 자기에 대한 혐오를 가지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자기 학대적 인물... 사람이란 이상하게도 이런 팜므파탈적인 인물에 끌리는 가 보다..다치바나가 고등학교때 오노의 고백을 진지하게 들어줄맘의 여유가 있었더라면 오노의 인생은 바뀌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오노는 다치바나와 함께 생활하면서도 옛날로 돌아가지 못한다. 남을 순수하게 좋아하던 시절은 동경해도 그 감정만 동경하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그나마 가장 건전한 인물인 칸다 에이지. 아무 생각없는 개망나니에서 일명 사람구실하는 존재가 되고 싶어하는 에이지.. 옛날의 버릇없는 습관은 남아있어도 그는 끊임없이 타인에게 필요한 존재, 자신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자 초조하게 노력하며 조바심낸다. 다른 사람은 과거와의 관계를 도무지 청산하지 못하는 데 반해 에이지는 청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

나머지 츠카게.. 어떻게 보면 가장 인간미 있는 존재이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타인과 동반자 관계는 형성하지 못한다.정말 그의 말처럼 그림자로만 존재하며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 또한 자기 인생에 한 발을 내딛지 못한다.

난 너무 재밋게 봤던 이만화... 4권으로 끝나서 너무 아쉬운 이 만화.. 동생은 재밋없단다. 우선 너무 거친 펜터치가 싫고 ( 이쁘게 정성들여 그린 건 엔티크 가게랑 케익밖에 없다. 인물엔 스크린톤 한 조각 안붙이며 온통 시커멓다.) 남자들만 줄줄이 나와서 미적지근한 이야기만 하는 것도 싫단다. 그래도 사는 게 원래 그런거 아닐까...

이 만화도 다치바나가 여전히 과거의 트라우마를 벗지못하는 것으로.. 그리고 어쩌면 평생 이고 가야 할 것처럼 해놓고 마무리를 짓고 있으니까. 조금만 곱십어서 보면 이만화.. 정말 여러가지로 생각할 여지를 남겨주는 4권으로 압축된 텍스트같은 그런 느낌의 만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