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평전 - 신판
조영래 지음 / 아름다운전태일(전태일기념사업회)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전태일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그에 대해 알지는 못했다. 나는 그저 노동자들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분신한 노동자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물론 맞긴 하다) 이 책을 보고서 그의 그 행동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알게 되었다.

전태일은 22살 평생을 가난하게 살고 주린 배를 채워본 일이 거의 없고 최종학력이라곤 고등공민학교 1년을 채 못마친게 전부다. 흔히 말하는 이런 밑바닥인생이지만 그의 현실인식능력과 생각은 내가 여태껏 읽은 다양한 책들의 저자들과 맞먹거나 그 이상이었다.

전태일은 기독교인이었다. 그의 수기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신앙적인 표현을 봤을때 어느정도 신앙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전태일이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에 그런 힘든 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가 가난한 형편과 힘든 노동 가운데 성경을 얼마나 읽었는지 얼마나 신앙생활을 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수기에서 드러나는 그의 생각과 사상은 구약의 선지자들과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의 그것과 흡사가 아닌 동일했다.

"나를 죽이고 너희에게 가마"

 이 한 문장으로 충분하다. 그는 이 땅의 노동자들의 예수 그리스도였다.

바보회를 조직하고 활동하지만 근로기준법이라는 복음을 그들에게 전하지만 그들은 그것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은 현재의 우리에게도 똑같다. 복음을 전하지만 그 복음이 필요하면서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근로기준법을 알리고 진정서를 내고 사람들을 교육시키는 전태일의 행동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3년간의 공생애를 연상시킨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한번 더 질문하게 되었다.

 "왜 전태일이 이런 일을 했을까"
 
이 질문에 사람들은 '전태일이 그런 상황을 봤으니까'라고 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런 현실을 몰랐나? 왜 전태일만이 그럴 수 있었는가가 이 질문의 핵심이다. 자기 자신의 생명을 버리면서까지 의를 위해, 사랑을 위해, 약자를 위해 살 수 있는 사람이 왜 하필 전태일이었는가.

난 그에게서 마틴 루터 킹 목사에게서 본 똑같은 생명력을 보았다.

사람의 심장을 뛰게하는 생명이 아닌 그의 영혼을 뛰게 하는 진짜 생명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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