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사람들이 "용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용서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상황들은 천차만별이다. 친구가 잘못한 경우부터 살인자에게 가족을 잃은 사람들까지 매우 다양한데, 우리는 과연 "용서"라는 단어를 각각의 경우에 정확하게 동일한 의미로 사용해야 하는가? 또는 그런 것이 가능한가?
이런 질문에 대한 저자의 깊은 고민이 담겨 있는 책이 바로 '용서라는 고통'이다.
저자가 가톨릭 신부다 보니 기독교적 관점이 심심치 않게 나오기에 나도 기독교적인 사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저자가 용서에 대해서 가장 경계하는 것 두가지는 용서자 신드롬과 용서부추김이다. 이 중에서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것이 용서부추김인데, "너는 기독교인이니까 어서 용서해"라는 식의 접근이다. 실제로 저렇게 돌직구를 던지는 경우는 없지만 어떤 경우든 결국 피해자에게 용서를 책임지우고 용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즉, 피해자를 영적, 도덕적 죄의식의 세계로 몰아넣곤 한다.
하지만 스티븐 체리 신부는 다르다. 애초에 그의 용서에 대한 고민의 동기 중 하나가 살인자에게 아들을 잃은 어머니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무력한 자기 자신에 대한 괴로움이었기에 "용서란 때로는 불가능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저자의 이런 주장에 당황했지만 한 장 한 장 읽어감에 따라 결국 저자의 가슴을 울리는 주장에 공감하게 된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구입하길 바란다.
그리고 얇다고 빨리 읽지 말고 하루 이틀에 한 챕터씩 읽고 깊이 생각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