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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평점 :
[서평] 우신예찬
우신예찬 은 1511년에 에라스무스라는 철학자가 쓴 풍자문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우신 (Moria, 모리아)은 인간의 순수한 어리석음을 상징하는 바보신으로
우신의 시선에서 인간에 대한 본성을 적나라하게 지적한다.
1511년에 에라스무스는 일주일 만에 이 책을 썼다는데 진짜일까? 진짜면 정말 천재가 아닐수없다.
지금으로부터 500년도 더 전에 이 책을 썼다고 생각하니 정말 고전 중에 고전이 아닐 수없다.
그 당시 카톨릭의 성직자, 교황등 권력자들의 권리남용이나 그 당시의 부조리한 시스템, 미신, 우상숭배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카톨릭 종교자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그를 천재라고 생각할 수 없었던 이유는 이런 내용 외에 인간 본성, 삶에 대한 성찰이 너무 소름끼치게 객관적이라서 진짜 신이 쓴거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인상에 남았던 내용 중에 사람의 광기에 대해 다룬 내용이었는데 좋은 광기와 나쁜 광기가 있다는 것이다.
나쁜 광기란 욕심, 애욕, 살해, 근친상간 같은 진짜 광분하게 할때마다 생기는 사람의 광기라고 정의한다.
그와 반대로 좋은 광기란 기분좋은 망상 온갖 근심걱정에서 해방되어 즐거움을 주는 광기라고 한다.
좋은 광기라고 하면 사람이 한가지 목표를 품고 이미 그것을 이루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미친듯이 노력하는 것, 이런거를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또한 인간이 행복하다면 거짓에 말미암은 것이든 진실에 말미암은 것이든 어디쪽이든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차이가 있다 해도 어리석은 자들이 누리는 행복이 더 낫다고 말한다.
예로 남편이 보석을 부인에게 사다 주는데 그것이 진짜이던지 가짜이던지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부인이 그것을 가짜임에도 값비싼 보석으로 믿고 기뻐하고 행복해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행복하다고 믿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돈이 들지 않고 얻는 행복은 많은 사람과 공유할수있다고 말한다.
요즘은 어디서든 지혜롭고 똑똑한 게 최고라는 말을 많이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어찌 생각해보면 생각이 너무 많아 지식이 너무 많아서 불안과 고뇌로 잠 못 이루며 삶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나
약 500년이나 먼저 살아온 인생대선배인 에라스무스 충고대로 단순명료 우둔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삶이 더 행복한 다는 메시지를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