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뱀파이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린다.
이 책은 제목에서처럼 배경은 충청도 시골 마을이다.
영길이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감염되어 뱀파이어로 변해 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중심 이야기가 뱀파이어라기보다는 주인공의 성장과정과 내면 심리 묘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엄마에게 물려받은 입 냄새로 평생을 트라우마로 살아온 주인공은 모든 사람들이 피하는 아웃사이더의 삶을 살아왔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이런 와중에 고아까지 된 주인공이 고난과 역경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 중심에는 피, 그리고 전염병(뱀파이어)라는 소재가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물리면 감염되는 방식이면 좀비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책에서는 물어서 피를 마셔 뱀파이어로 감염이 되는 것이 좀 신박했다.
점점 사람들은 뱀파이어로 감염되어 퍼져가고 피를 마시기 위해 좀비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뱀파이어들을 생각해낸 발상이 독특하다.
그렇다고 엄청 스릴이 있거나 스피드감이 있는 소설은 아니다.
사방에 이름 모를 바이러스로 전염이 되어 너도 나도 뱀파이어가 되는 상황으로 매우 다급한데 오고 가는 대화들이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이루어지다 보니 코믹한 요소가 더 해진 것 같다. 말투는 느릴지 언정 요리조리 누구보다 빠르게 감염자들을 피해 도망가는 등장인물들을 보고 있으면 '충청도 뱀파이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린다'라는 표제와 딱 맞아떨어진다.
나는 처음 책을 받자마자 앙증맞은 사이즈에 얇은 두께에 놀랐다.
손바닥만 한 사이즈에 가벼워서 휴대하기 편했고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에서 보기에 딱 좋았다. 최근 읽은 소설 중에서 제일 재밌게 읽어서 나중에 영화로 만들어져도 너무 재밌게 볼 것 같다.
예전에 '지금 우리 학교는' 웹툰을 보고 이거 영화로 나오면 대박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10년이 훌쩍넘어 넷플리스에서 나왔던 것처럼 이 소설도 언젠가 추후 영상으로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평소 디스토피아나 좀비, 뱀파이어가 나오는 소재를 좋아하면 꼭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긴박하면서 살짝 병맛이 가미된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천천히 주인공의 시선으로 따라서 읽으며 하나하나 풀리는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