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브식 연애
박정대.전윤효.최준 지음 / 달아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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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을 노래한 시는 처음 접해 본다.

춘천에 사는 내가 일상처럼 무신경하게 보내는 이 풍경이

누군가에겐 추억이 되고, 시로 노래할 수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아무리 말려도

춘천으로 갈 거야

지금 불러보면 참 낯설지만

겨울에도 봄이 흐르는 젊은이의 도시

골목마다 숨겨진 카페가 있고

안개 내리면 화가들이 출몰하는

가로수처럼 늘어선 시가 비를 맞는 곳

재 뿌리는 정치인도

머리 쪼아대는 텃새들도

몽땅 얼려버리는 겨울

고등하교 교복 입고

입김 호호 불며 자전거 타고

남춘천역으로 마중 갈 거야

당신이 아무리 말려도

결국은 이리로 올 테니

막국수 잘 마는 집이나 알아보면서

춘천으로 갈 거야 더 숨지 않을 거야

사랑하는 사람이여

나는 점점 늙고 있어

 

-전윤호의 시, 「춘천 춘천」 전문-

당신이 아무리 말려도

춘천으로 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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