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짜증이 나는지 알 수 없었다. 순수한 친절이자 호의에서 나온 듯 보이는 그의 살가운 태도가 몹시도 견디기 어려웠다. 그것이 실은 내게 친절도 호의도 베풀어주지 않는 타인들에 대한 짜증이라는 사실을 그 순간에는 알지 못했다.
_`대니` 중에서,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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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기다리지 않으면서 기다리는 것. 기다린다는 사실도 잊고 기다리는 것. 언젠가 알아주리라 바라지 않고 기다리는 것. 언젠가 기다림을 당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한 채 기대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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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뿌리를 뽑으려다
제가 뿌리 뽑히는 아름슬픈 우리들
술은 우리의 정신의
화려한 형용사
눈동자마다 깊이
망향가 고여 있다
쾌락은 육체를 묶고
고통은 영혼을 묶는도다

무슨 힘이 우리를 살게 하냐구요?
마음의 잡동사니의 힘!

_«고통의 축제 2> 중에서,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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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원수 같은



가을이구나! 빌어먹을 가을
우리의 정신을 고문하는
우리를 무한 쓸쓸함으로 고문하는
가을, 원수 같은.

나는 이를 깨물며
정신을 깨물며, 감각을 깨물며
너에게 살의를 느낀다.
가을이너, 원수 같은.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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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구원은 저에게는 너무 거창한 단어입니다. 그렇게까지 과장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관심 갖는 것은 인간의 건강입니다. 그 어떤 것보다도 건강이에요.
(255~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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