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에 출근하고 일을 끝내야 하며 일거리를 집에 가져가고 어떻게든 고용되어야 하며, 때로는 해고되고 승진하거나 좌천당하며, 구조조정당해서 집에 보내지고, 때로는 넌더리가 나서 보따리를 쌀 준비를 하지만 돈벌이를 해야 하는 복잡하고 곤혹스러운 문제들에 대해 문학에서 위안을 얻으려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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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하더라도 내가 임금의 칼에 죽으면 적은 임금에게도 갈 것이었고 내가 적의 칼에 죽어도 적은 임금에게 갈 것이었다. 적의 칼과 임금의 칼 사이에서 바다는 아득히 넓었고 나는 몸 둘 곳 없었다. (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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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사첩을 받던 날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나는 `면사` 두 글자를 오랫동안 들여다보았다. 죄가 없다는 것도 아니고 죄를 사면해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다만 죽이지는 않겠다는 것이었다.
너를 죽여 마땅하지만 죽이지는 않겠다, 고 임금은 멀리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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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틀 무렵에 코피를 쏟았다. 뒷골이 당기면서 더운 피가 쏟아졌다. 종을 불러 피를 닦게 했다. 구들이 식어 불을 더 때게 했다. 바다는 새벽까지 길길이 뛰었다. (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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