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도 없이 대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짐짓 단호한 척, 명령하는 어조를 골랐던 나를 후회하면서. 그때까지 한 번도 부끄러워한 적 없는 내 늙음을 부끄러워하고, 내게는 없다고 믿었던 감정들이 덩굴손처럼 집요하게 마음을 휘감고 뻗어가는 것에 당황했으나 멈출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대니는 받지 않았다. 나는 계속 전화를 걸었다. 놀이터에서 지희를 업은 채 웃고 있는 그를, 마치 처음 만났을 때처럼 환한 빛 속에서 무심하게 부서지는 그 미소를, 그의 곁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발견할 때까지.
_`대니` 중에서, 45~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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