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내가 명성과 악명은 한 걸음 차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는-그런 걸 보여줄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지만-생각이 들어. 어쩌면 한 걸음 차이도 안 될지 모르지만.
그런데도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내 삶에 관해 모두 알고 있다는-내 삶의 별스러운 행각이 이어지는 한-사실 속에서 내게 좋은 점을 찾아낼 수도 있게 되었어. 그 사실은 내게 다시금 예술가로서의 나 자신을 확고히 할 필요성을 강요할 것이기 때문이야. 그것도 되도록 빠른 시간에. 내가 만약 다시 한번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창조해낼 수 있다면, 난 악의에서 독을, 비겁함에서 비웃음을, 사람들의 혀에서 경멸을 뿌리째 뽑아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삶이 내게 문제가 되는 게 분명한 사실이라면, 나 역시 삶에 문제가 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야. 사람들은 나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고, 그들 자신과 나에 관한 어떤 판단을 내려야만 하기 때문이지. 물론 지금 내가 특정한 개인들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는 간 말할 필요도 없겠지.
_오스카 와일드, <심연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