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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타 ㅣ 가연 컬처클래식 6
황라현 지음, 김기덕 / 가연 / 2012년 9월
평점 :
성모 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안고 비탄에 잠겨 있는 모습을 담은 미술 작품들을 본 적이 많다.
그 모습을 비유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그 장면만으로도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몹시 궁금했다.
김기덕 감독의 작품을 보고나면 너무나 아파서 힘들었다.
예전에 나쁜 남자를 봤을 때도, 섬, 빈집을 봤을 때도 그랬다.
그의 영화 중에 유일하게 "영화는 영화다"만 많이 아프지 않게 보았다. 물론 그 영화도 아프다.
현실이라는 굴레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들의 군상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매우 존경하는 감독이기에 그의 영화를 보기는 하지만 그 처절함에 내 현실이 흔들릴 만큼 힘들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어떤 의미로든 괴롭고 힘들다. 절대적인 의미가 아닌 상대적으로 말이다.
나 역시 그렇다고 생각하기에 될 수 있는 한 영화나 책 속에서 위안을 받으려고 한다.
위안을 받으려고 하는 영화와 책이기에 절대 내 현실보다 무겁거나 힘들고 아프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될 수 있으면 즐겁고 유쾌하고 재미있는 걸 보려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내 기준에서 한참 벗어남에도 불구하게 봐야한다. 보고 싶다.
그 끔찍하고 처절한 인물들의 인생 속에서 나는 벗어나 있구나, 그래서 나는 좀 더 행복하구나. 행복해야하구나...하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얼마나 좁디 좁은 인생을 사는지 새삼 느끼게도 된다.
내 생각의 틀과 행동 반경은 다른 것들은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좁고 좁아서 가끔은 깨버릴 필요가 있다.
나에게 김기덕 감독의 작품은 그런 의미이다.
피에타 역시 읽는 내내 아프지만 너무나 몰입해서 단숨에 읽어내렸다. 그만큼 흡입력과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책 속에 담긴 반전도 기대해도 좋다.. 그리고 이 영화에 참여한 배우들인 조민수와 이정진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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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타 - 자비를 베푸소서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자비를 베푸소서’란 뜻으로, 성모 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안고 비탄에 잠겨 있는 모습을 묘사한 미술양식을 통칭하는 것이다. 여기에 드러난 성모 마리아의 감정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수없이 겪는 상실의 고통에 은유 되어 시대를 초월하여 보편적인 공감의 대상이 되었으며, 미켈란젤로, 들라크루아, 고흐 등 세기의 예술가에 의해 재탄생 되어 왔다. 김기덕 감독은 1996년 <악어>로 데뷔, 16년 동안 17편의 작품을 발표하며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 3대 국제영화제를 석권한 그는 지난 세월 동안 사회의 중심부에서 벗어나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사회의 밑바닥 계층에 대한 시선을 끊임없이 거두지 않았다. 이번 18번째 작품 제목에 대해 “현대의 모든 큰 전쟁부터 작은 일상의 범죄까지,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공범이며 죄인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그 누구도 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므로 신에게 자비를 바라는 뜻에서 <피에타>라고 제목을 정했다.”라고 제목이 담은 의도와 작품에서 사채 청부업자 강도와 그를 찾아온 엄마라는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다소 극단적이고 비극적인 자본주의 세계를 말하면서 돈이라는 거대한 울타리에 갇힐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 현대사회. 그 안에서 우리 모두는 본의 아니게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전락하는 군상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살고있는 이 극단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자본주의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었다는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 작품은 김기덕 감독 개인적으로는 4번째, 우리나라로서는 7년만에 베니스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선정되어 돈 중심의 극단적 자본주의 사회 속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믿음이 사라지고, 불신과 증오로 파멸을 향해 추락하는 우리의 잔인한 자화상에 대한 경고의 영화로 충격적인 라스트 장면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이를 통해 우리의 문제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초청 소감을 전했다. 소설에서는 각각 주인공의 심리묘사를 1인칭, 3인칭으로 교차하는 시점으로 묘사를 하여 영화를 좀더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였다. 또한 영화사에서 직접 제작, 배포한 보도자료 전문을 삽입하여 영화가 의도하는 전체적인 방향과 감독, 배우 등의 인터뷰 등을 삽입하여 전반적인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줄거리]
<잔인한 비밀을 가진 엄마라는 여자> 어느 날 느닷없이 강도 앞에 나타나 ‘널 버려서 미안해...’라며 ‘엄마’임을 고백하는 여자. 강도에게 지난 날에 대한 용서를 구하지만 강도는 그녀를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점차 엄마의 모정을 보여주고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가 자신에게 조금씩 다가오는 것을 느낀 어느 순간, 그녀는 홀연히 사라진다.
<악마 같은 남자> 모든 것에서 선택 받지 못했기에, 잔인해질 수밖에 없었던 남자 ‘강도’. 사채를 쓴 채무자들의 돈을 상상을 초월한 끔찍한 방법으로 받아내며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세상도 버린 그의 앞에 갑자기 ‘엄마’라는 여자가 찾아온다. 그는 30년 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격렬한 감정의 혼란을 느끼며 처음에는 배척을 하였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에게 무섭게 빠져든다. 하지만 여자는 홀연히 사라져 버리고, 다시 혼자가 되고 싶지 않은 몸부림으로 미친듯 그녀를 찾아 헤매이게 된다. 그러다 결국 그와 그녀 사이의 잔혹한 비밀과 마주하게 되는데....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두 남녀, 신이시여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