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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아메리카의 침묵 - 서브 프라임 사태 이후의 미국
김송희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14년 12월
평점 :
“모든
비극의 나쁜 점은 악인들의 잔인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선인들의 침묵에 있습니다.”
- 마틴 루터 킹 -
도덕적 중립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중용과는 다른 의미이기 때문에 혼동하는 오류는 범하지 말아야겠다)
요즘 시대는 도덕적 중립을 가장하여 도덕적 비극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물론, 때로는 마녀 사냥식의 도덕적 가면을 쓴 사람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우리는 여기서 도덕적 판단의 포기나 오류를 범한다.
예를 들어, 나는 그런 마녀 사냥식의 여론몰이는 싫으니, 또는 내 살길이 바쁘니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에 무관심하겠다.
세상에는 악인들이 있다.
하지만 그 악인들 조차 자신들의 사상은 숭고하고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이 사람들이 보기엔 악하고 잘못된 행동이라도 본인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 우리는 침묵해야할까? 아니면 적극적으로 알려줘야할까?
아마도...
대부분의 우리는 전자를 택할 것이다.
나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오는 것이 아닌데, 그냥 침묵하자. 귀찮은 일에 휩쓸리고, 또는 내가 피해를 볼 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간이 관계에서도 마찬가지가 되어 버렸다.
도덕적으로 판단하고 옳게 행동하는 시대가 가버린 것 같다.
팍스 아메리카의 침묵, 역시 그런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아니 모든 나라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본다.
평화를 가장한 전쟁, 정의를 위한 전쟁... 거기에 침묵하는 미국, 그 이면에 숨어있는 화폐전쟁의 진실...
이 책은 씁쓸하지만 알아야 할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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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틴 루터 킹의 연설 에서 출발한다.
세계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미국의 이미지다. 그리고 미국이 주도한 ‘세계화’가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 모순을 설명하면서부터 독자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도대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왜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지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첫 장(Chapter)에서부터 그 이유가
설명되는 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청교도 정신을 가지고
출발했던 미국의 선조들은, 모세의 리더십으로 미국을 개척하고 정의와 싸우는 도전정신으로 민주주의를 이룩해나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미국은 서서히
미국 본연의 정신을 상실해가고 있다. 미국이 악에 눈을 감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것은 전략인가, 쇠락의 징조인가?
그런 의미에서 2008년
미국에 첫 흑인 대통령이 등장했던 것은 감동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가 내세운
신선한 마인드와 서민을 위한 정책, 이민자들의 어려움과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자고 호소했을 때 모두 한결같이 커다란 기대감과 설렘을
가졌다. 그가 사용하는 단어에는
부시 정권 때 자주 사용하던 테러란 용어가 거의 없었고, 미국을 상징하던 자유, 행복, 평등, 민주주의로 일관되어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에
대한 ‘연민’이 있었다.
그리고 그가 대통령직에
있는 동안 많은 부분의 노력이 있었다. 많은 사람은 그를 통해
다시 미국의 ‘링컨’이나 ‘존 F. 케네디’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미국의 극소수
부유층 세력,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미국을 앞세워 그 뒤에 서 있는 국제금융세력을 통해 세계의 화폐를 쥐락펴락하는 이 금융전쟁의 시대에 그 역시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재간이 없는 까닭일까? 2014년 9월 미국은
‘반테러’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시리아 공격을 감행했다. 미국이 세계대전 이래
경기부양책을 위해 내세우는 것은 ‘인권과 평화’, ‘반테러’의 정당성을 앞세워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저자는 미국의 그 불편한
진실을 중국과의 화폐전쟁을 통해 설명하고 있으며, “돈을 위해서라면 전쟁도 한편의 연극무대일 뿐인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이 과정에 대한 설명을
좇아가다 보면, 인문학적 관점에 의한 섬세한 구성력과 탄탄한 논증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신자유주의로 이어지는 부분에선, 이 시대에 대한 깊은 통찰과 분석을 통해 미국에 대한 재해석을 도와주고, 중미의 관계 속에서 우리 한국의 강점과
장점을 통해 한국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 문제에 대한 답을 도와주고 있다. 무엇보다, 신자유주의하에서
“대중에게 닥친 경제문제, 경제학으로만 풀 일이 아니다.”란 메시지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호소력을 던져주고
있다.
이 책의 여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저자는 그 이유를 마틴 루터 킹의 말에서 찾고 있다. “모든 비극의 나쁜 점은
악인들의 잔인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선인들의 침묵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