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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먼저다 - 좌파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려 하는가?
장 뤽 멜랑숑 지음, 강주헌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부자들이나 대기업은 공약 하나하나에 엄청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렇다면 가난한 사람들이나 중산층이 공약에 보이는 반응은? 이미지 선거가 난무하기 때문인지, 영향은 되려 재벌보다 크게 받으면서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세부 공약들은 너무 간단하게 생각한다. 선거 공약집이 책으로 나오는 일도 별로 없고, 또 나온다고 해도 그걸 꼼꼼하게 읽는 유권자들은 거의 없다. 세상이 진정으로 좋아지기를 바란다면, 혹은 자신의 삶이 구조적으로 개선되기를 바란다면, 한국의 많은 유권자들이 이 책을 집어들기를 바란다. 그러면 세상은 진짜로, 단기간에, 비록 미세할지라도, 확실히 좋아지게 된다.
-우석훈 (경제학 박사, 타이거 픽쳐스 자문)
당신은 정치에 무관심한가? 아닌가?
곧 대선이 있다.
요즘처럼 정치가 이슈가 되는 시기가 적어도 4년에 한번쯤은 돌아온다는 말이다.
관심이 없었다면 오늘부터라도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어릴 때는 빨리 투표권을 갖고 싶었다.
투표권을 가진 후에는 뽑을 후보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하기도 했다.
난 좌파도 보수도 아닌 중도성향의 유권자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가 참여하지 않으면 세상 역시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혼 후에, 그리고 출산 후에 더더욱 말이다.
기혼자로서 또는 부모로서... 사회적으로 책임질 입장이 되기 시작하면서 정치에 대해 적어도 4년에 한번쯤은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 역시 그런 의미에서 읽어보았다.
난 앞에서도 말했지만 어떤 현안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또다른 현안에 대해서는 진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중도파다.
하지만 중요한 것 한가지는 어떤 공약이나 정치적 세력에 대해서 본질을 봐야겠다는 것이다.
그 정치인의 말투나 표정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걸어온 행보의 본질을 보고 공약을 봐야겠다는 것이다.
정말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지는지를 봐야겠다는 것이다.
그런 것을 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책을 읽어본 것도 그 과정 중에 하나였다.
많은 정보를 얻고 관심을 가진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 세상을 바꿀 작은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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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가 지향하는 세상은 인간이 먼저인 세상이다! 프랑스 전역을 뒤흔든 베스트셀러 우석훈, 홍세화, 류동민, 목수정 강력 추천!
안철수 후보는 9월 19일 대선출마 기자회견에서 선의의 ‘정책 경쟁’을 선언했다. 누가 당선이 되든, 정책 경쟁의 결론이 ‘국민이 원하는’ 통합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그의 정치적 신념을 정식으로 표명한 자리였다. 한편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역시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구체적인 플랜을 하나씩 발표하고 있다. 정책과 공약을 통해 각자의 선거 철학과 정치적 의지를 과감히 밝히고, 여러 가지 시급한 과제들의 핵심에 ‘국민, 사람, 인간’을 앞세운다는 점이 닮았다. 이들의 행보가 반가운 것은, 그동안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과 도덕성 시비에 가려져 도외시된 정책?공약 대결을 국민의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서 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하게 2012년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도 ‘인간이 먼저다(L’humain d’abord)’라는 공약 구호로 4,500만 프랑스 유권자의 마음을 뒤흔들며 올랑드와 사르코지를 위협한 인물이 있었다. 좌파전선의 연대후보로 출마한 장 뤽 멜랑숑(Jean Luc Melenchon)이다. 멜랑숑은 사분오열된 좌파를 한데 모으는 데 성공했으며, 4년이 넘는 경기침체 상황에서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주류 정치권에 파격적 공약으로 맞서며 유권자들을 끌어모았다. 선거 운동 당시 올랑드의 파리 유세에는 8만 명이 모인 것에 반해, 비 오는 일요일 오후임에도 12만 명의 인파가 멜랑숑의 연설을 듣기 위해 바스티유 광장으로 모여들기도 했다. 국민의 염원과 좌파의 진정한 비전을 묶어 이례적으로 책으로 출판했던 멜랑숑의 공약집(『L’humain d’abord』)은 프랑스에서 30만 부가 팔리며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책 『인간이 먼저다』(위즈덤하우스 刊)는 바로 2011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멜랑숑의 공약집을 한국어로 옮긴 것이다. 인간의 행동을 극단으로 몰아가는 시대에 대한 진단과 고통받는 이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명쾌한 대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우석훈 교수의 해제를 통해 자칫 어려울 수도 있는 정책 이야기를 쉽게 풀어 설명하고,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정치적 상황을 비교하면서 인상적인 공약들을 해설해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그 밖에 홍세화 대표, 류동민 교수, 목수정 문화정책연구자도 사람이 주인인 세상을 위한 견고한 마스터플랜으로서 이 책을 권했다.
국민이 먼저인 곳, 인간이 먼저인 곳을 위하여
왜 대중의 기권표가 속출하고, 금권정치가 난무하는 것일까? 언론은 모두가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정치 토론은 ‘하나의 생각’에만 집착하며,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사람들이 제도적 기관을 장악한 이유는 무엇일까? 멜랑숑은 “생태적 재앙, 불평등?불안정?빈곤의 폭발, 반복되는 민주주의의 침해, 연대와 협력에 근거한 인간관계의 추락 등 인간의 행동을 극단으로 몰아가는 지금의 세상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20년 동안 시행한 끔찍한 결과”라며 인간이 소외된 현실에 문제를 제기한다. 아홉 부문으로 나누어진 공약들은 그에 대한 해결책을 담고 있다. 주 35시간 노동 기준으로 월 최저임금 240만 원 보장, 공공분야 80만 비정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건강 지출 비용의 100% 상환, 5년간 연 20만 임대주택 건설, 기업의 금융 소득 세금 부과 등 부를 분배하고 사회적 불안과 불평등을 해소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책들이 소개된다. 평등을 외치면서 사실은 양극화를 부추긴 정책들과 어떻게 다른지, 복지의 규모와 방향을 제대로 가늠한 정책은 어떠한 모습을 띠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을 찾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대선 후보가 시대적 과제를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지, 낡은 체제를 혁파할 만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그것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의지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일이다. 이 책은 깨어 있는 시민이 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물론, 유능한 진보란 무엇인지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