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호승의 글이다. 글을 쓰는 작가들 중에서 유독 시인들은 더 특별하다. 왠지 시공을 초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시 속에서 더욱 열정적이고 젊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때가 종종 있다. 비록 육신은 세속의 나이에 맞게 변화되어 간다고 하지만 그 영혼을 투영한 시에서만큼은 영원히 젊은 것 같다. 정호승 시인 역시 마찬가지이다. 벌써 예순을 훌쩍 넘겼지만 그의 글에는 여전히 설레임이 있다. 이 책은 10여년 전부터 쓴 글 중에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세지를 담은 것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나 역시 띄엄띄엄 읽었던 글들이 이렇게 모아져서 더욱 다채롭게 다가오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인생은 길고 긴 마라톤인 것 같기도 하고 한 순간 벼랑 아래로 떨어져버리는 외줄타기 같기도 하다. 행복한 기분이 들 때는 온 세상이 내 것 같고 모든 일이 내 마음대로 풀려갈 것 같지만, 조금이라도 어려운 일이 닥쳐버리는 이 세상 시름이 나한테만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다. 사람 마음은 그런 것이다. 남의 큰 고통보다는 내 손톱 밑의 가시가 더 아픈 법이다. 그렇지만 그런 마음이 들어버리는 게 사실이니 어쩔 수 없다. 사소하고 내가 극복 가능한 정도의 일들은 스스로 이겨내기 쉽다. 하지만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면 어떨까?! 그런 일은 극복하기 정말 힘들 것이다. 이 책이 그런 상황에서 도움이 된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읽어본다면 마음의 작은 위안, 극복하려는 작은 의지의 씨앗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