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포트리스 1
댄 브라운 지음, 이창식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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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의 작가 댄 브라운의 첫 작품 '디지털 포트리스'.
스페인 세비야. '3개의 손가락'을 가진 불구의 한 남자가 거리에서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죽게 된다.
다음날, 미국 조지타운대 언어학교수 데이비드 베커는 NSA에 근무하는 연인 수잔 플레처의 상사인 스트래스 모어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되고, 그로부터 급히 스페인으로 가서 어떤 물건을 찾아오라는 부탁을 받는다.
영문도 모른 채 스페인으로 날아간 베커는 온갖 위기를 겪게 되나 뛰어난 다국어 실력과 임기응변의 센스 덕분에 살아나게 되고,
NSA에 남은 수잔은 암호 제작 프로그램인 디지털포트리스에 얽힌 수수께끼와 모종의 음모를 파헤치게 되는데..
종교와 기호학을 통해 성배의 진실을 다룬 ‘다빈치코드’, 과학과 종교 간의 갈등을 기호학 지식으로 푼 ‘천사와 악마’와 대비하여,
‘디지털포트리스’는 언어와 암호로 과학적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데, 이 소설을 통해서도 댄브라운의 박식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그가 다음 작품에서는 우리를 어떠한 방식으로, 얼마나 더 놀라게 할 지 매우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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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감옥 올 에이지 클래식
미하엘 엔데 지음, 이병서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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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의 작가로 유명한 미하엘엔데의 블랙 환타지.
‘집’이 주는 느낌을 전혀 모르는 한 소년이 어떠한 계기로 자신의 부와 명예를 모두 버리고 평생 자신의 집을 찾아 떠나는 ‘긴 여행의 목표’를 시작으로, 공간을 소재로 한 다양하고도 기이한 상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소설에는 끊임없이 자신의 의지와 선택을 요구 당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은 올바르다고는 할 수 없으나 자신이 원하는 최선의 선택을 하게 된다.
물론 그들이 궁극적으로 행복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독창적이고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소설이지만, 그 무거움으로 인해 개인적인 생각으론 ‘조금 작지만 괜찮아’를 가장 나중에 읽는 것이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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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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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부터 유행하던 엽기 코드가 유감없이 발휘된 희한하면서도 유쾌한 이야기.
뾰족한 물건만 보면 두려움에 떠는 야쿠자 중간보스,
특별한 이유 없이(실은 있음) 공중그네에서 떨어지는 곡예사,
병원원장(장인어르신)의 가발을 벗기고픈 충동에 떠는 의사,
멀쩡한 간판에 장난을 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한 회사원(?).
이들을 맞이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띵띵한 몸매에 비호감적 외모, 유명 종합병원 후계자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병원 지하구석에 위치한 정신병동에서 희희낙락하며 지내는 정신과의 이라부.
그는 일단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환자에게 주사부터 찔러보며 몸서리치게 즐거워하는 별종인간이다.
그리고, 이라부 못지 않은 별종 간호사 마유미.
그녀는 늘 아슬아슬한 옷차림에 환자가 있던 말던 주사 한방 놓아준 후 소파에 드러누워 담배를 피우며 잡지를 뒤적이곤 한다. 
그러나, 늘 우히히히-하고 웃으며 사람을 방심하게 만든 후 고민에 빠진 환자들을 엉뚱하고도 기발한 방법으로 치료하는 정신과의 이라부.
이 책은 그의 세상으로 초대받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게 하는 한 마디로 무지 웃기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몰랐던 내 자신의 강박증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하게 되었던 유익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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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더 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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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의 후속작으로 소개되어 있으나, 실은 공중그네보다 먼저 쓰여진 작품으로 공중그네와 유사한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또 다른 강박증에 시달리는 환자와, 한층 더 기이하고 괴기스런 방법으로 이들을 말끔히 치료하는, '내맘대로' 성격의 정신과 의사 이라부 & '제멋대로' 성격의 섹시 간호사 마유미가 펼치는 이야기.
'공중그네'와 '인더풀'을 읽으면서, 책 속에 나오는 인물들만이 강박증에 시달리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이라부는 환자에게 주사를 놓으며 흥분하는 이상증상을,
간호사 마유미는 늘씬한 몸매를 아무렇지 않게 드러내는 노출증환자일 지도 모르다는 점이 흥미로왔다.
결국 사람은 누구나 어떠한 대상에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으며,
그러한 이라부와 마유미이기에 강박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들의 병을 치료해 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이해라는 덕목이 필요하다고 볼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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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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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동창인 스무살의 토오루와 코우지의 별난 사랑 이야기.
엄마와 단둘이 사는 내성적인 성격의 토오루는 엄마의 친구이기도 한 마흔살의 매력적인 여성 시후미와 쿨한(시후미 입장에서 보면) 사랑에 빠지고 늘 그녀의 전화만을 기다린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독립심 강하고 외향적인 성격의 코우지는 서른다섯의 유부녀 키미코와 열정적인 사랑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다.
유능한 남편에, 미모와 능력을 갖춘 사업가 시후미는 토오루에 대해 유별난 감정을 보이지는 않으나 점차 어린 그에게서 마음의 위로를 받는 자신을 깨닫는다.
평소 피아트를 몰며 어학원에, 댄스를 배우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던 키미코는 우연히 만난 코우지에 대해 늘 불안감을 가지며 신경질적인 집착을 보이게 된다.
‘냉정과 열정 사이’, ‘반짝반짝 빛나는’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도쿄타워’는 소년에서 청년이 되려는 두 남자아이, 그리고 이들과 사랑에 빠진 연상의(그것도 상당한) 유부녀들간의 사랑, 아니, 세상의 잣대로 보면 불륜을 소재로 다룬 이야기다.
‘반짝반짝 빛나는’의 신선함에 이 책을 고르고는, 조금 후회했다는 게 나의 결론이다.
재미가 있다거나 없다는 차원이 아니라,
세상엔 나와는 다른 이런 저런 사람이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이 책속의 주인공들의 생각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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