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 마음은 삶을 어디까지 바꿀 수 있을까 마음챙김
엘렌 랭어 지음, 이양원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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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에 있었던 일이다.

평소 샤워를 할 때, 나는 항상 머리를 먼저 감는데 .. 그날은 샤워 도중 내가 머리를 감았는지를 전혀 기억해 낼 수가 없었다. 욕실엔 이미 샴푸 향이 가득하고 샴푸통도 선반에서 내려져 있었다. 젖은 머리에서는 샴푸 향이 났고, 모든 정황은 내가 머리를 감았다는 것을 말해주는데.. 놀라울 정도로 기억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샴푸를 손에 덜고, 머리를 감고, 헹구어 내는 전체 과정이 내 머릿속에서 그야말로 통편집이 된 것이다. 그 후로도 두어 번 이런 일이 반복되었는데 마치 그 부분만 정교하게 지워낸 것처럼 수 분간의 시간들이 도무지 애를 써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내가 왜 이러지? 건망증을 넘어 치매인가? 당황스럽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지만 이내 일상에 묻혀 잊고 지냈다. 그런데 얼마 전 바로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미스터리한 기억 증발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것이다.

내 기억을 통편집한 범인의 이름이 바로 ‘마 음 놓 침’ 이었다는 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의식적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상태에서 기계적으로 행해지는 ‘자동 행동’이라고 한다.)

물론 내가 머리를 감았는지를 기억해는 일 따위가 뭐가 그리 중요하겠는가!

그런데 만약 내가 다른 사람의 안전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고,

실행 여부가 기억나지 않는 그 일이 수많은 승객이 타고 있는 여객기의 조정장치를 점검하는 업무였다면?

한 환자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수술실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그래도 이를 가볍게 생각할 수 있을까?

사실 위에 언급한 내용은 우리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무수히 많은 마음놓침 현상들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는 이처럼 우리가 삶 곳곳에서 ‘마음놓침’으로 인해 치러야만 하는 심리적, 신체적 대가들을 알아보고, 궁극적으로 ‘마음챙김’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삶의 통제력과 선택권의 증가, 한계 초월이 가져다줄 수 있는 이점들을 실제 사례들과 실험 결과를 통해 증명해 보인다.



사실 '마음챙김'이란 이제 대중에게 더 이상 생소한 개념은 아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챙김을 단순히 명상의 다른 이름 정도로만 알고 있는듯하다.

아마 이 책 역시 제목과 표지만 보고 마음을 잘 다스리기 위한 명상에 관한 책일 것이라 생각한 독자들도 제법 되지 않을까?

하지만 단언컨대 이 책은 명상에 관한 책이 아니다. 현재에 충실한 삶을 공통분모로 하지만, 철저히 과학의 관점에서.. 연구한 자료를 토대로 현실적이고 일상생활에 가치 있는 의미를 더하기 위해 쓰인 책이다.

저자는 마음챙김을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견해 그리고 우리의 재능, 건강, 행복의 한계 등 우리 삶 전반에 걸쳐 당연시해왔던 견해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변화의 가능성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아니, 실제로 증명해 보인다.

서평에는 책에서 언급한 마음챙김에 관한 구체적인 연구나 실험의 내용들은 가급적 쓰지 않았다. 직접 읽고 자신도 모르게 내면화된 마인드세트를 스스로 확인해 보길 바란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큰 선물이 되어 줄 것이 분명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개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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