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게임
오음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나름의 이유들이 있었다지만,

결국엔 모두들

지금의 삶이 너무 아파서....

더 이상은 견딜 자신이 없기에 선택한 여행이었다.

지금 떠나지 않는다면 영원히 내가 가진 상처에 매몰되어 버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의 추락과 내 안의 불안과 찌질함을

들킬까 봐 애쓰지 않아도 되는 곳.

낯선 땅 파키스탄 훈자에서의

우연한 동행.

이곳에서 마주하지 않았다면,

그 어떤 연결고리도 없었을 것 같던 사람들.

처음엔 그저 서로에게 그렇게 완벽한 타인이었던 그들이 ...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상대방의 상처에 마음이 쓰이기 시작한다.

떠나오기 전에는 끝없이 덧나는 자신의 상처에 감각마저 잃어버렸다 생각했는데 말이다.

소설 외계인 게임에서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책의 목차였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한 다섯 개의 장이 곧 주인공 다섯 명과 정확히 일치해 마치 인물 소개도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름/성별 /나이 /직업만을 건조하게 나열해 놓은 제한된 정보.

내가 가진 프레임으로 그들에 대해 이런저런 이미지를 바쁘게 끼워 맞춰본다.

일상에서 쉽게 마주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를 뿐이었다.

하지만 1인칭 시점으로 담담하게 들려주는 다섯 명의 내밀한 이야기는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책을 읽고서 그동안 누군가에 대해 너무 쉽게 모두 다 아는 것처럼 굴었고, 때론 너무 성급하게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이라고 단정 지으며 살았단 생각이 들었다.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포기해버린 셈이다.

그렇게 서로의 기억속에

영원한 외계인으로 남게 된....

우리가 서둘러 끝내 버린

관계들이 하나 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작성한 개인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