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취업 전쟁 보고서 - ‘취업 준비생’이라는 새로운 계급의 탄생
전다은 외 지음, 황예랑 외 / 더퀘스트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취업. 이 단어는 어느덧 대한민국에서 '답답한' 단어가 되어 버렸다.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봐야 할 대학생 시기부터 오로지 취업에 도움이 될 스펙 쌓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는 전혀 정상처럼 보이지 않는다. 취업은 젊은 사람들 뿐 아니라 육아 이후 다시 직장을 찾는 여성들이나 퇴직 후 새로운 일거리를 찾는 이에게도 중요한 문제이다.

 

  그런데 세상은 아직 그들에게 넓지 않다. '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비정규직이라도 만족해야 하는 열악한 처지이다. 이 와중에 '취업 준비생'이라는 새로운 계급도 생겨나며 취업이란 단어가 대한민국에서 매우 답답하고 불편한 단어로 변해 버렸다.

 

  책 <대한민국 취업 전쟁 보고서>는 이런 대한민국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세계 취업 현실을 분석한 책이다. '취업 전쟁' 중이거나 경험이 있는 4명이 뭉쳐 한 권으로 완성 시켰다. 세 명은 20대, 다른 한 명은 마흔 살 기혼 여성이다. 그들이 취업을 준비하면서 겪었던 이야기, 느꼈던 생각들이 담겨있다. 1986년 생인 전다은씨의 이야기 중에는 '정말 학벌을 안 보나요?', '삼성이 최고인 이유', '성형수술이라도 하시죠' 등의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다.

 

  2장에서는 취업 준비생의 심리를 분석해 놓았다. 김환 서울 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가 저자 중 세 명(전다은, 강선일, 나해리)과 상담한 내용을 담고 그것을 분석한 결과가 실려있다. 김환 교수는 강선일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라', 나해리에게는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하라', 전다은에게는 '강박에서 벗어나라'라는 처방전을 내렸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을 같이 공감하고 위안을 받을 수 있어 상당히 유익했다.

 

  3장에는 세계 취업 현실이 소개되어 있다. 읽는 이에 따라 그다지 필요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나 부록 쯤으로 여길 수도 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처지의 어려운 취업 현실도 있지만 부러운 면이 더 각인되는 속성 탓에 읽으면 신세 한탄이 늘어난다. 그래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야기이기에 생각의 폭을 넓히는 데는 도움이 될 것 같다. 책 <대한민국 취업 전쟁 보고서> 제목처럼 보고서나 논문과 같이 분석으로 씌어져 있는 장이기도 하다.

 

  힘든 취업 전쟁을 겪어 본 이들과 앞두고 있는 이들이 함께 하면 좋을 책이다.

이 책에서 여러분은 `취준생`들의 한숨과 눈물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 여러분이 정말 읽어내야 할 내용은, 그 이면에서 말라 죽어가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그 자체다. 젊은이들을 향해 "너희에겐 희망이 없다"고 말하던 시사 평론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나라에는 희망이 없다."
- 책 <대한민국 취업 전쟁 보고서> p.42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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