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독서 - 현재진행형, 엄마의 자리를 묻다
정아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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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지  정확히 25일만에 오늘 마지막장을 덮었다.

주로 출근전  이른 아침 나의 빈티지 하이얀 식탁위에서 모닝커피와 함께 했었다. 하루에 두어 페이지 읽다가 덮기도 하고 좀 일찍 눈을 뜬 날은 수십페이지 진도를 빼긴 했지만 280페이지가 채 안되는 이 책을 1회독하는데 25일이 걸렸다면 하루 평균 10페이지 가량 찔끔찔끔 읽었다는 얘기다.

그렇게 지리하게 이 책을 곁에 두고서도 흐지부지되지 않고 끝까지 읽어낸 이유가 있다면, 바로 엄마의 죄책감을 덜어주고 모성애가 본능이 아님을 강하게 말해주기 때문이다. 주변 엄마들은  다들 기꺼이 헌신하며 묵묵히 살아가는데 왜 나만 엄마로 사는게 힘들고 억울한지 늘 불만과 함께 죄책감을 달고 살았었다. 그런 내게 저자가 깊이 공감해주고 그렇게 자상한 엄마, 좋은 엄마로 연기하려 하지 말라고, 아이들에게는 좋은 엄마가 필요한게 아니라 엄마가 필요할 뿐이고 좋은 엄마가 아니라 좋은 사람으로 살면 아이들도 본받고 자기만의 경험과 함께 좋은 사람으로 살 수 있다고 설파한다.

내가 이책을 오래 두고두고 만난 또 다른 이유는 나와 참 비슷한 성향이라는 점이다. 책을 좋아하고 글ᅌᅳᆯ 쓰고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신경쓰고 한번씩 욱하고 성질을 부리는 엄마라는 점과 책과 집안일 사이에서 아이들에게도 공부만 하게 하지 않고 집안일도 가르치는 점, 그리고 아직 내집마련을 못했다는 점(^^) 등이 공통분모가 되어  오랜 시간 함께 조금씩 만났던 것 같다.

보통 육아서를 보면 어떻게 이렇게 할지...매번 실패하면서 역시 난 좋은 엄마가 될수없나봐. 오늘 또 화를  참지 못했어....쫒기는 아침시간에 아들이 늦장에 버럭하고 출근해서는 가슴을 치면서 좀 참을걸 하면서 마음 무거워하는 쳇바퀴같은 워킹맘의 무겁기만 한 짐을 이 책은 과감히 쓰레기통에 처박아라고 조언한다. 그렇다고 내 아이에게 버럭하고 엄마로서 책임감을 저버려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단지 엄마라는 사람의 중심을 자식에게서 자기에게로 옮겨서 자신의 삶을 살면서 아이와 더불어 가족공동체로 함께 살아가라는 말이다. 단 내 아이들에게는 이런 규칙을 일깨워주면서 말이다. 그건 바로 '안전성과 공동체에 대한 예의'가 되겠다.

이 책을 한마디로 평한다면 '괴롭고 힘들고 고단한 엄마들에게  족쇄와도 같은 모성신화, 거기서 파생된 자식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주고 책읽고 글쓰는 엄마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고마운 책'으로 정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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