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요란 푸른아파트 문지아이들 96
김려령 지음, 신민재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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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려령 작가의 작품에 포옥 빠져서 두서없이 찾아서 읽고 있다. 이 책은 초등학교 3, 4학년 이상에게 권장되고 있는 책이지만서도.. 나이 많은 어른이면 어떠랴.. 재미있으면 그만이지...ㅋㅋㅋ

요즘은 딸이 참 부럽다. 내가 어렸을적에는 이렇게 도서관도 많지 않았고, 그리고 또 그렇게 책들이 많치 않았던것 같았다. 그저 집에는 동화책 전집과 위인전 전집을 읽고 또 읽었을 뿐이다. 물론 그때 대형서점을 알았더라면 그야말로 죽치고 앉아서 읽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요즘 세대처럼 학원에 다니질 않았고, 케이블 방송이 없던때였기에 가능했던 일이였을까?

 

이곳 재개발이 취소된 푸른 아파트엔 뭔가가 있다. 주변에는 재건축이 되어서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데 이곳 푸른 아파트만이 저층 아파트이다. 그때만 해도 5층높이의 아파트라 고층에 속했다. 그걸 보면 나도 초등학교 시절 5층아파트에 살았었구나.. 제법 아파트단지가 형성되어 있는 곳이었다고 생각된다. 25년전 아파트인데 거기도 벌써 재개발이 되었을려나.. 궁금타...

 

벼락을 맞아 좀 이상하게 변한 1동, 데리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정이 깊은 2동, 재개발 취소로 시위하느라 검은 띠를 두른 3동, 귀신이 산다는 소문이 퍼진 4동 그리고 계산이 빠른 상가.. 40여년을 함께해온 건물들이다. 작가는 모든 사물과 이야기하는 할머니에게서 어쩜 이런 상상을 했으리라.. 건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상상... 마치 아파트가 감정이 있는것처럼 묘사된 소설에 감칠맛이 난다고나 할까, 조금 독특한 소재에 아이들의 상상력이 커갈수 있을꺼 같다.

 

딸아이도 어렸을 때 모든 인형에 부르기도 힘든 이름을 붙여가면서 이름을 이야기해줬다. 실은 나도 우리집에 처음으로 자동차가 생겼을적에 차번호판에서 이름을 따서 '공팔'이라고 지어주었던 적이 있었다. 모든 가족들이 마치 우리집 막내인양 오랫동안 공팔이라고 그녀석을 불렀었다. 우리집에 온지 얼마 안있어 사고(?)로 옆이 약간 찌그러져 처량해 보이던 모습도, 그리고 헤어지게 되던 그날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문득 생각해내게 된다. 지금도 난 내 차를 보고 '빠방'이라고 부른다. 마치 내가 힘이들거나 속이상하면 길가에서 퍼지거나 견인차에 매달려가면서 나를 웃게 만드는 그런 차다.

 

아직도 가끔은 내 주위의 모든 것이 생명이 있는것 마냥 대화를 하기도 한다. 주로 고장났을때 '병원가서 주사한대 맞고 오자'라는 정도이긴 하지만, 모든 사물에 생명이 있다고 상상하게 된다면 내 주위의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게 되지 않을까도 싶다. 내가 사는 아파트도 그리 단지가 큰편은 아니지만 모두가 잠든 밤에 그들만의 대화가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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