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여행사 히라이스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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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아니, 과거로 여행할 수 있다면 과연 어디로 떠나고 싶을까? 독특한 이야기로 내 맘을 사로잡은 고호작가이다. 아마도 출간된 책은 다 읽은 것 같은데, 맘에 드는 책이 있으면 스토킹하듯 읽는 내 버릇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이야기이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는 꽤 많았지만 이 책의 여행은 여느 이야기와는 다르다. 어차피 일어난 일들을 일어나듯이 현재로 돌아왔을때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순수한(?) 여행이다. 시간법을 어기지 않는 다면 마음껏 과거여행을 할 수가 있다.

과거여행을 하려는 자들은 사연도 다양하다. 엄마의 결혼을 막으려는 딸, 과거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는 교수, 과거에 헤어진 동생을 만나고 싶은 오빠등등. 특히 인상적이었던 과거여행자는 자신의 삶을 돌아봤던 이태백 할머니였다. 첩의 딸이라고 족보에도 올려주지 않았던, 호적도 만들어주지 않아 느즈막하게 올려준 이름은 그냥 아무렇게나 부르던 '개년'이었다. 글을 배우지 못했던 후회, 스쳐 지나간 사랑에게 말하지 못했던 고백 등 가슴에 묵혀두었던 응어리를 풀게 되었다.

"후회란 놈은 꼭 이렇게 뒤통수를 친단게. 앞에서 오믄 을매나 좋아. 사람이 살믄서 후회를 어찌 안 하고 살겠냐마는 자제는 그래도 후회를 돌이키기에 너무 멀리 가는 인생을 살진 말어. 그것만 명심해두 자알 산 것이여.(p.221)

후회란 놈은 정말로 꼭 뒤에서만 오네.. 그럴수밖에 없겠지만... 나는 과거의 아픈 기억을, 어쩜 후회되는 일들을 곱씹으며 나를 괴롭히곤 한다. 돌이킬수도 없는 후회들을 최근에 너무나도 많이 저지른것 같다. 어떻게 그 후회들을 돌이킬 수 있을까. 열심히 살면 될까. 마지막 약속처럼 잘 살아가면 되려나. 먼훗날 정말로 과거를 여행할 수 있게된다면 이태백 할머니처럼 내 삶의 응어리진(?) 그때를 둘러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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