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극장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5
홍예진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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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의 유령이 배우의 몸을 빌려 연기를 한다. 그렇게 선택된 배우는 스타가 된다. 매우 흥미있는 소재이다. 하지만, 소문만 무성했지 실제 소설에서도 유령이 배우의 몸 속으로 들어가 공연을 하는 이야기는 없었다. 그래도 유령은 등장했다. 신출내기 아트 디렉터인 지은의 눈에 보였던 유령 차인석. 새롭게 파인아트센터에서 올리려는 뮤지컬의 주인공을 맡게 되는 발라드 가수 상원에게는 가슴 지피는 뜨거운 무언가가 없다고 그에게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한다. 아마 유령 인석이 이야기를 하는 걸로 봐서는 정말로 소문처럼 배우의 몸을 빌려 연기를 하고 있나보다. 그는 왜 이 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인석도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자세한 것은 모르는 것 같다.

이야기는 파인아트센터에서 한유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뮤지컬을 올리려고 하는 윤희와 주인공 역을 맡은 상원, 아트디렉터인 지은과 여러 인물들이 혼잡해 있는 현재와 연출가 지망생인 수찬, 배우 지망생인 인석, 극작가 지망생인 영임의 과거 이야기가 오고가며 진행된다. 영임의 얼굴에 미소가 피고 ,이내 두 사람의 목소리가 포개졌다(p.50). 병원에서 돌아오는 동안 영임은 아무것도 물으려 하지 않았다.(p.51) 과거와 현재 속에서 연이어 등장하는 인물 영임.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주는 이는 바로 영임이었다. 그래서 독자들은 두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대체적으로 이 소설은 세대를 거듭하면서 이어진 인연때문에 좀 혼란스러웠다. 빠른 속도로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는 덕에 큰 이야기 줄기를 잡는 것도 조금은 힘들었다. 하지만 인석이 여기를 떠나지 못했던 이유를 알게 될즈음에서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오게 된다. 아픈 과거속에 해방을 맞이하고 한국전쟁을 겪는 가운데, 또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꿈을 버려야 했고, 목숨을 잃어야만 했는가. 어쩌면 그 미련들이 인석이라는 유령으로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소나무 극장을 꿈꾸던 세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파인아트센터에서 뒤늦게라도 펼쳐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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