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마을 <藏壽마을>
윤재광 지음 / 부크크(bookk)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표지가 우선 강렬했다. 어쩜 이렇게 무서운 표지가 있을까.. 혹시 이 책을 들고 다니면 보는 이들이 흠찟 놀라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내용은 그리 무섭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만 내용을 곱씹어 보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서삼은 도둑질에 타고났다. 마치 물건이 자신에게 달라붙듯이 쥐도 새도 모르게 훔칠수가 있다. 엄마는 그런 자신을 혼내지 않는다. 아빠는 서삼의 기억에 없었다. 농민운동인가를 하러 떠났다고 들었다. 엄마가 품앗이 일을 해오는 덕에 간간히 입에 풀칠을 했지만, 어느 순간 그 일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서삼이 도둑질을 해오는 것으로 끼니를 떼우기 시작했다.

재기는 아들 동희가 천재라고 들었다. 범상치 않다. 하지만, 이 검사를 하게된 계기는 다른 뜻이 있었다. 동희를 괴롭혔던 친구가 어느날 저혈압 쇼크로 쓰러졌다고 했다. 그런데 동희의 가방속에서 예사롭지 않은 약을 발견해서 동희에게 물었다. 그러자 돌아온 동희의 대답은 "하지만, 아빠. 동현이가 죽은건 아니잖아요.."였다.

과거와 현실을 오고가며 서삼과 재기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과연 이 이야기는 어딘가에서 만나게 될까.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100여년전 서삼과 지금의 동희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의문이 참 많았다. 서삼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떠돌이 생활을 하던 중 한 스님을 만난 본인이 자혼이 깃들었다고 한다. 게다가 얼굴도 못 본 형제의 생을 훔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잉태의 순간, 동생의 혼까지 훔쳤다던 서삼. 불운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선암자로 찾아오라는 말만 남기고 스님은 그렇게 떠났다.

재기는 학교에서 동희가 배울만한 것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오히려 주변 아이들의 배척이나 따돌림을 당할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재택교육을 맘먹었다. 하지만 아내 재인은 동희의 교육에 매우 열정적이다. 아내를 어찌 설득하나 걱정하며 말을 꺼냈을 때 아내도 흔쾌히 찬성을 했다. 그리고 이사를 결정했다.

도무지 간극이 좁혀지지 않을 것 같던 두 이야기가 차츰 서로 만나게 되면서 그 진실이 밝혀지게 된다. 이것은 과거에서 흘러온 저주의 굴레이기 보다도 어떤 개인의 욕심때문인것 같다. 욕심이 커져서 탐욕에 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누구나 욕심은 가지고 있다. 욕심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하지만 정도에서 벗어나는 욕심은 탐욕에 가깝다. 그것은 스스로를 허물어뜨리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뒤늦게 후회를 해도 소용없을 일들을 인간들은 너무 쉽게 저지르는 것만 같다. 표지만 보고 무서운 이야기면 어찌하나 악몽을 꾸는건 아닌가 하고 걱정하긴 했는데, 참 재미있고, 탐욕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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