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가족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몽실북클럽 1월 스토킹 도서

강지영 작가의 세번째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먼저 읽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1월 독서계획을 마무리 하는편이 나을듯 싶었다. 간만에 스토킹 도서를 일찍 마무리 하게 되었네.


정신과 전문의 김인구 박사. 검은 썬글라스를 낀 여자가 찾아온다. 목사인 남편이 동성애자인 것 같다고, 신도들이 알면 큰일나니 치료하는 약을 처방해 달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치료약이 있을리가 없지 않은가. 진료를 마무리 하고, 김박사는 가평으로 차를 몰았다. 영국으로 유학간 딸과 뒷바라지를 위해 따라간 아내를 위한 전원주택을 마련했다. 잠시 한국에 귀국했을때 편안하게 보내라는 선물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쉰에 들어서야 자신이 레즈비언이란 사실을 깨달았다며 이혼해준다면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여생을 즐길 생각이란다. 목사 아내의 바람처럼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바꿀수만 있다면 자신도 당장 영국으로 날아가 아내에게 강제로라도 약을 먹이고 싶었다. 김박사는 스스로가 자신을 찾아왔던 수많은 화자와 조금도 다를바 없는 나약하고 세속적인 존재란 사실에 절망했고, 더이상 환자들을 진료할 용기가 없어 은퇴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그의 환자들은 생각이 달랐다. 김박사와 상담이 간절한 회원들이 모여 가평으로 향했다. 김박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조경업체 사람들도 처음 보는 사람들로 인해 적잖이 놀랐다. 잠시 스칠 이들에게 정신질환자로 소개하고 싶지 않아 느닷없이 가족행세를 하게 된다.


의사로서 그는 존경받았다. 어쩌면 환자들이 그를 믿었기에 김박사는 자신이 기득권층이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은퇴를 결심하고서 보니 자신에게도 환자들과 같은 문제점이 있게 마련이다. 그를 찾아왔던 이들은 다들 과거의 아픈 기억들이 있었다. 그로 인해서 지금의 강박증이나, 망상증, 섭식장애가 생길수도 있다. 김박사 자신도 겉으로는 저명한 의학박사였지만 가정불화로 인해 과대망상과 우울증을 가지게 되었었다. 그런데, 정신질환은 병으로 생각하지 않고 가벼이 여기고, 우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과 달리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이 아닌, 그를 창조해낸 박사의 이름이었다.....생략.... 이 자리에 모인 여섯명의 환자들을 괴물로 만든건, 오만과 편견으로 직조된 단단한 갑옷을 입은 세상 모든 프랑켄슈타인 박사들이었다. 그리고 그들 중 가장 비겁한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자신이었음을 새삼 깨달았다.(p.320)


의사라는 신분으로 자신이 완전무결하다고 생각했던 김박사는 여러 일을 겪으면서 자신도 별반 다를것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오늘 어떤 기사를 읽었다. 코로나때문에 배달음식도 비대면이지만 주류에 대해서는 대면으로 전달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대면을 요구하자, 자신은 변호사라 괜찮다며 그대로 놓고가란다. 하지만 법은 법이니 술만 도로 가지고 왔다고 한다. 그런데 변호사라는 사람이 참 품위없게 항의를 하더라. 본인이 변호사라고 해도 음식주문에 있어서 그게 무슨 상관이던가. 그런 사람들이 이 소설의 김박사 같은 가장 비겁한 프랑켄슈타인이 아닐지 싶다. 그래서 곰곰히 내 자신도 돌아봐야겠다. 나도 오만과 편견으로 둘러 쌓여 있지 않은가 하고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