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을 법정에 세우다 - 영원한 내부고발자의 고백
신평 지음 / 새움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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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이 궁금했던 이유중에 하나가, 아주 민감한 사항 때문이었다. 나는 정치에는 참 문외한이다. 참 아는것도 없다. 하지만 지금 국민들이 참 피로도를 높이고 있는 사건이 코로나와,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의 격돌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는 시간을 거슬러 작년즈음 조국 전 장관의 임명을 두고 말이 많았을 때 진보인사로서 쓴소리를 했던 신평변호사가 신기했던 탓이었다. 나는 어쩜 진보쪽보다는 약간의 보수 성향이 있지 않나 싶었는데, 다들 제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을때, 쓴소리를 하던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참 궁금했었다. 그래서 찾아보다가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총장이 살아있는 권력에 열심히 수사를 하니, 그렇게도 똘똘뭉쳐 감싸던 이들한테 현재는 '팽'당하는, 당하고 있는, 작금의 사태는 그런것이 아닐까. 하지만 이 책을 읽으니, 사법부나, 검찰의 개혁은 있어야 하는게 맞는듯하다. 하지만 지금의 사태는 검찰의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행동보다는 우리편인줄 알았는데 우리편이 아니었네라고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나라가 왜 이지경이 되었나 한탄하기 앞서 나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봐야 하지 않겠나 싶다. 너무 거창한가.

신평 변호사는 1993년 돈봉투가 오가는 부패한 사법부의 현실을 질타하였다가 현행 헌법 시행 후 최초로 법관 재임명에서 탈락되었다고 한다. 그후 변호사 생활을 잠시 했었는데, 내부고발자라는 이름아래 그 일도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 후 경북대학교 로스쿨 교수로 일하게 되었는데, 동료 교수 성매매 비리에 대해 쓴 글로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던 당시의 이야기에 대한 저자의 일기 형태의 에세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생활의 파벌이야 뭐 나도 한두번은 겪어 보기는 했다. 하지만 똘똘뭉쳐진 집단의 비리를 외부세계에 알리는 일은 정말이지 허허벌판에 홀로 서있는것과 같은 외로운 싸움이다.

열명이 한사람 바보 만들기가 쉽다라는 옛말처럼 하나둘 사람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하는 상황을 당할때의 저자의 심정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었다. 저자 역시 판사를 역임했던 법에 대해선 내노라 하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느꼈던 커다란 벽앞에 좌절했던 그 순간이 꽤 괴로웠다고 한다. 하물며, 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이라면 얼마나 외롭고 좌절감이 심했을까. 그는 학창시절 제정신에 법을 공부할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것은 가진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뿐이라 술에 취하지 않고서는 책을 읽을수가 없었다고 한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법은 교묘하게 피해가는 사람에게만 유리한 것 같다. 촛불혁명이 일어나 비리에 온상이었던 전 정부를 끌어내리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때 희망을 가지고 지금 이 정부를 지지했던 저자의 모습이 씁쓸하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리라, 정의로운 세상이 열리리라 생각했지만 모든 세력들은 변하지 않는것 같다. 상대들의 당당했던 태도가 뭔가의 큰 뒷배때문에 자행된 일이라 생각했지만, 정권이 바뀌고 난 후의 대법판결은 여전히 저자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았다. 그야말로 그의 표현대로 날개가 꺾이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2018년즈음에서 마무리가 된다. 며칠전 저자의 논평을 봤었는데, 지금 그의 생각은 어떤지 조용히 듣고 싶어진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그의 날개를 꺾은것 처럼 또 다른 사람의 날개를 꺾으려 드는것만 같다. 지난 과거의 저자에게 내려진 판결은 참 아쉬웠다. 하지만 지금의 다른이의 날개는 꺾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법개혁을 향해 '영원한 내부 고발자'가 온몸으로 쓴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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