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자 - 속삭이는 자 두 번째 이야기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몽실북클럽 7월 스토킹 도서

역시 두번째 소설도 강렬했다. 왜 진작에 이 작가를 알지 못했나라는 아쉬움이 있다. 뭐, 이제라도 만났으니 다행이겠지만 말이다. 지난번에 읽었던 <속삭이는 자>의 두 번째 이야기이다. <속삭이는 자>의 마지막을 읽을 때의 그 전율이 또 살아나는 것 같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묘사되는 이야기를 읽고 있자면 또 뭔가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덮었지만 뭔가 끝나지 않은 느낌. 계속해서 이어질 것만 같다. 혹시 다음편을 염두해 둔, 아니면 벌써 나온것일까. 앞으로 3편의 이야기를 더 읽을테니 그건 좀 기다려 보면 될 것 같고. 정말 도나토 카리시 당신은 최고!!


앞선 <속삭이는 자>의 사건 이후로 7년이 흘렀다. 그런데 이야기는 더 뒤로 간다... 17년전 사라졌던 사람이 그때와 똑같은 복장으로 돌아와 살인을 저지른다. 그리고 다음 사건의 단서를 남기게 된다. 이 사건에 착출된 형사는 전편에서도 뛰어난 수사력을 발휘했던 밀라였다. 범인이 아무도 받지 않은 전화 조차 그냥 지나치지 않는 밀라. 17년전 모습 그대로라면 현재의 장소가 아닌 예전 장소라는 착안에 계속해서 발생하는 사건을 뒤쫓게 된다. 실종됐던 사람들이 다시 나타나서 이런 일을 벌이는 이유가 도대체 뭡니까(p.121)왜 수년전 사라졌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 살인을 저지를까. 아무래도 <속삭이는 자>의 두번째 이야기다 보니, 같은 방식의 뭔가가 있지 않을까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수가 없었다. 누군가 그들을 조정하지 않을까. 그러면 왜 굳이 이제와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일까.


전편에서 밀라는 임신을 했었는데, 왜 여전히 혼자일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라는 의문도 잠시.. 스스로의 몸에 상처를 내는 밀라는 타인과 감정을 공감하는 것을 못해 아이가 왜 우는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엄마에게 아이를 맡긴다. 그러면서도 몰래 딸아이의 방에 숨겨둔 카메라로 아이를 살핀다. 내가 낳은 딸이 가장 좋아하는 인형 이름도 몰랐다면 전 어떤 엄마가 되었을 까요?(p.34)이름도 없이 태어나면서부터 지하에 갇혔던 여자아이를 구해낸 밀라에게 아이의 엄마는 말했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밀라 자신에게 하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속삭이는 자' 사건의 지독한 후유증으로 두 번 다시 강력사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머리속을 맴도는 말처럼 그녀는 다시 이 사건에 깊숙하게 들어가고 있다.


도나토 카리시 그의 소설은 한시도 긴장을 놓을수가 없다. 사건이 마무리 되고 긴장감을 살짝 내려놓는 그 순간 한방 퍽치고 들어오니 말이다. 이번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타인의 악의를 부추겨 범죄를 저지르게 하는 이 사람들이 이렇게 가까이 스며들었었을까. 마치 복수라도 하듯 유령이 밀라의 곁을 떠나지 않았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속삭이는 자'들 아닐까. 누구나 마음속에는 선과 악을 가지고 있다. 무조건 선한 사람도 무조건 악한 사람도 없다고 본다. 스스로가 그 마음을 어떻게 다루는가가 관건이지 않을까. '속삭이는 자'는 항상 우리 곁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는것 같다. 조용히 지속적으로 마음의 경계를 무너뜨려 악의 본성을 깨우게끔 하는자. 그런 사람이 내 주위에 있을까 두렵다. 결코 이 이야기가 소설속 이야기만은 아닐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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