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대신 욕망 - 욕망은 왜 평등해야 하는가
김원영 지음 / 푸른숲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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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 책은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었고, 지금 다시 <희망 대신 욕망>이라는 제목으로 개정판으로 나온 것이다. 저자는 골형성부전증이다. 골형성 부전증이란 특별한 원인이 없어도 쉽게 뼈가 부러지는 선천적 유전질환이다. 그야말로 소제목에 걸맞게도 '유리 같은 몸'이다. 시골에서 태어났던 저자는 열다섯살 까지 다른 사람들과 교류 없이 집과 병원만을 오가며 지냈다고 한다. 검정고시로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장애인을 위한 특수 학교의 중학부와 일반 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 사회가, 그리고 우리들이 참 아직도 반성할게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주 오래된 프로그램에서 다운증후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5000명중의 한명 꼴로 흔하게 나타나는 유전자 이상이라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우리는 주변에서 다운증후군인 아이들을 흔하게 마주치지 못한다. 이는 우리 사회가 지금은 좀 달라졌겠지만 내가 그 프로그램을 보던 그때도, 장애아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고, 그래서 더욱더 밤을 이용해 산책을 하거나 집에서만 생활을 하게 해서 잘 볼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어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장애인들이 재활원이라는 비좁은 곳이나 혹은 한정된 공간에서만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저자의 경우는 고등교육을 받고 현재 변호사로도 활동하고 있지만, 많은 장애인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하긴 저자도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하려 했을때, 원서 조차도 팔지 않았던 일을 겪기도 했다.

 

한두달전, 지하철에서 어떤 한여성분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탑승을 한 적이 있었다. 아마도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입구였는지, 큰소리로 도와달라고 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무슨일을 당했는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 분이 매우 소란스럽게 했었다. 늦은시간 나도 퇴근을 하던 길이었고 공공장소에서 너무나도 큰소리로 모든이들에게 말하고 있었다. 모두 불쾌해 하고 있던 차에 한분이 그분을 쳐다보는데, 왜 쳐다보냐면서 시비를 걸었다. 솔직히 그 때는 참 무례하고 장애를 가졌다는 자격지심에 괜한 시비를 건다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도 어쩜 우리들의 잘못된 편견이 그분이 그런 방어적인 태도를 갖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몸이 불편하다는 것이 결코 자격없는 인간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누구든 당당하게 요구할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 세상은 그야말로 비장애인만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대중이란 의미에서 그들이 소외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희망(어떤 일을 이루거나 하기를 바람)과 욕망(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이란 단어를 보면서, 장애인들은 불편한 몸때문에 이룰수 없는 것을 이루려고 하는 욕망을 품고 있다는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비판하는 제목인가 싶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나의 짧은 견해로는 건강하게 태어난 것이 무슨 특권인 마냥, 장애우들을 위한 시설까지도 욕심으로 빼앗으려고 하는 탐욕스런 비장애인을 비판해야 하는 제목으로 보인다.


처음 동행인 없이 외출을 했던 저자에게 조용히 천원짜리를 쥐어주던 노인. 그 노인에게 그를 격려하기 위한 행동이었다고는 하나 그것은 그에게 모욕감을 안겨주었던 행동이라고 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나도 저 노인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내가 배려라고 생각했던 것이 그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았던가. 많이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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