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되신 엄마의 맑디맑은 감성적인 시와 함께 현재 소설가로 활동 중인 작가의 담백한 문체가 서로 다른 듯 같은 듯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안소영 화가의 아름다운 작품들이 함께하여 엄마와 딸의 애틋함을 눈으로 보는 듯했다. 우리가 서로 사랑했다는 것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작가의 위로는 엄마와 딸의 이별 외에도 다양한 죽음 앞에 상실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랑하는 순간 영원을 산다는 제목에 담겨 있는 의미는 어쩌면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질 죽음 앞에 두려움과 상실감에 잠겨 있기보다는 앞으로 살아내야 할 우리의 삶에 대한 다음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는 듯하다. 기억에도 삶이 주어진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 순간들에서 태어날 것이다. 그 순간은 영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