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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초원의 딸 1
김준식 지음 / 반올림 / 2014년 6월
평점 :
기황후는 워낙 다양한 층위와 여러 사건 속에 생을 살았다. 때문에 한두 마디로 그녀의 정체성을 설명하기 어렵다. 기황후가 오갔을 제국의 넓이만큼이나 스펙터클하다. 그녀가 원제국 역사에서 유일하게 계후이면서 정후가 신화적 삶을 살아갈 수 있던 요인을 분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맨 밑바닥 자기 생을 수직으로 끌어 올려 최상에 놓은‘한 여인의 신화성’
2) 불가능해 보이는 정치적 상황 하에서 자기태생의 태자를 황태자로 등극시키고
자원당파를 조직해 제국을 주도케 한 기황후의 ‘총명함과 악마적 결단’
3) 사관이 요사스럽다고 평할 만큼 한 여인으로서 남자를 사로잡은 ‘여성적 매력’
4) 13살 공녀에서 48세에 황후가 돼서 까지 일관되게 보여준 ‘효심’
5) 어려서 떠나온 고국산천에 대한 ‘애증의 심리상태’
그러기에 이 소설이 보여준 기황후의 삶은 경이로우면서도 친근하다. 이 글이 흔히 위인을 그릴 때 빠지기 쉬운 헛된 희망 대신 용기와 공감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기황후만큼이나 높은 자존감을 갖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