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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효능감을 만드는 버츄프로젝트 수업 - 할 수 있는 아이, 나를 믿는 아이, 그 변화의 시작
권영애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8년 1월
평점 :
24년차 초등교사 권영애 쌤의 책. 이분의 책을 읽다보면 문득문득 눈물이 난다. 주책 맞은 거 같아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닦다가도 어느 순간 다시 눈을 훔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특히 초등학생즈음의 자녀를 둔 부모나 상처받은 선생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나는 둘 다에 해당하니 그냥 읽는 걸로. ㅎㅎㅎ
권영애 선생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남의 떡은 커보인다고 이 분은 그냥 날적부터 <천사들의 합창>에 히메라 선생님 같은 분인 줄 알았다. 아이들 얘기 수업 얘기를 할 때면 마치 접신 한 듯 말투에서 사랑이 뚝뚝 묻어나오고 눈가가 촉촉해지시던 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겐 전교 1등보다 더 부러운 존재가 아닐까. 24년간 아이들과 함께 했다는 것이 시간에 비례해 상처받을 일들이 많았을 텐데 그 초심을 어찌 잃지 않고 아이들을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을까가 제일 존경스럽고 궁금하다.
단 하나의 사건이 인생의 길을 바꿔놓을 수 있음을 이제 나는 안다. 아이들 가르치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고백에 겨울방학을 맞아 동료가 알려준 5박 6일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단순한 감수성 훈련인 줄 알고 참여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게슈탈트 요법의 집단상담 모임이었다. p.17
아직 고통을 잘 모르는 내가 이 어린 나이에 고통의 강을 건너는 아이, 가장 마음이 아픈 아이를 외면할 수 없다. 1년에 가장 힘든 아이 다섯 명을 도와주고, 안아주는 사람이 되자. 20년간 100명 아이 인생을 살리는 사람이 되자. p.19
책을 읽다보면 다시 알게 된다. 우리네 인생은 항상 부족한 어느 지점에서 노력해 조금 덜 부족한 어느 지점인가로 가는 것이라는 것을. 그러나 인지하지 못하고, 무엇이 잘못인지도 알지 못하면 점점 더 부족해진다.
과도한 방어를 하다 보면 정작 의도한 일, 해야 할 일을 놓치고 살 수 있다. 스리니바산 S. 필레이 박사는 책 《두려움》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적 두려움의 우리에 갇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삶의 방향 또한 달라진다. 계속 원하지도 않고, 의도하지도 않은 삶에 시간을 쓰는 일을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p.82
아이라는 존재는 사랑이 고프면 바로 얼어붙는다. 겉모습은 살아있어도 가슴이 꽁꽁 언다. 1년 동안 언 가슴을 녹이려면 10년간 의도적인 심리치료를 해야 한다. 밥이 고프면 잠시 힘이 없지만 사랑이 고프면 아이 영혼이 점점 차가워져 죽어간다. 내가 교사로 사명감을 가지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약자인 아이 가슴을 얼어붙게 한 순간이 떠올랐다. 언젠가 학기 초 실수한 아이를 시범케이스로 잡아 앞으로 나오게 해 더 호되게 나무라며 야단치던 순간, 벌벌 떨던 아이 얼굴이 생각났다. 그때 아이의 영혼은 차갑게 굳었을 것이다. 아무런 죄책감도 없었고, 가슴이 아프지도 않았다. 그게 사랑이고, 그게 가르침의 과정이라 생각하며 나는 여러 아이를 수없이 아프게 했다. p.35
살면서 두려움이 참 많았다.
누군가 나를 지적할 것 같은 두려움,
상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나조차 내 맘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어떤 일이 다가올 것에 대한 두려움.
하나의 두려움이 사라지기 전에 귀신처럼 더 큰 두려움이 몰려와 나를 덮었다.
그 모든 상황이 끝나야 행복할 거라 생각했기에 나의 행복은 찰나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두려움은 맞서야 하는 것이다.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나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살며 차례차례 마주해야 하는 것이었다.
책 속에서는 아이를 대상으로 미덕을 키우는 방법과 교사로서의 경험들이 이어지지만 나는 묘하게 어른이 되어서도 마음만은 여전히 아이인 내 곁의 엄마들이 자꾸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은 앞으로 담임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멘토들을 만날 기회가 있지만 엄마들의 마음은 누가 위로해주나.
두려움을 선택하면 나를 방어하는 데 에너지를 모두 쓴다. 심리학자 곽윤정 교수는 저서 《아들의 뇌》에서 뇌를 생명ㆍ감성ㆍ이성의 1,2,3층으로 구분해 말한다. 1층은 생존의 뇌로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파충류의 뇌다. 뇌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뇌간에서 생존, 생식 등 본능적 부분을 관장한다. 2층은 감정의 뇌로 ‘기억과 감정’을 다루는 포유류의 뇌로, 변연계라고 불린다. 변연계는 편도체, 해마, 시상하부로 나뉘다. 공포와 분노를 담당하는 편도체,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 호르몬을 관장하는 시상하부다. 변연계가 적당히 활성화되면 공감능력이 탁월하지만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두려움 자극에 과민해져 부정적 사고가 자동화된다. 겁부터 내고, 방어적으로 행동하는 습관이 든다는 것이다. 해마에는 장기 기억이 저장되는데 감정과 사실을 같이 저장해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그때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네 하는, 트라우마와 관련된 뇌다. 변연계가 손상된 엄마는 사랑이나 유대감을 느끼지 못해 아리를 돌보지 못한다. 3층은 이성의 뇌로 ‘학습과 창조’를 담당하는 인간의 뇌다. 전둥엽이 활동하며 논리, 판단, 메타인지, 왓칭 등에 관여한다. p.98
최인철 박사는 “행복하려면 행복한 사람 옆으로 가라.”라고 말했다. 내가 행복하면 다른 사람에게 15퍼센트의 행복을 전염시키고 그 사람이 행복하면 나에게 또 10퍼센트의 행복을 전해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정적인 에너지는 그 이상 강하게 전염되고 주변 사람들의 삶의 에너지 또한 갉아 먹는다. 부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한 사람으로 인해 삶의 에너지를 소모하면 정작 내 삶을 내가 우너하는 방향으로 끌어 갈 수 없다. p.112
류시화의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를 읽다가 한 대목에서 더 나아갈 수가 없었다. “우리는 불확실하게 존재하다가 사랑받음으로써 비로소 확실한 존재를 인정받는다. 그 사랑받은 경험으로 도 다시 불확실하게 존재하는 누군가를 일으켜 세우는 게 사람이다. 사람은 오직 사랑으로만 누군가를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어쩌면 사랑은 우리가 존재하는 유일한 의미일지도 모른다. p.119
좋은 선생님이 안되고 싶었던 교사는 없다.
좋은 부모가 안되고 싶었던 부모도 없다.
누구 보다 훌륭한 교사와 부모이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림같지만은 않고,
우리는 순간순간 무엇이 답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택을 해야한다.
그리고 뒤따라오는 후회와 자괴감.
스리니바산,S.필레이 박사는 저서 《두려움》에서 이때의 무의식을 ‘인간 본성의 이안류’라고 말한다. 이안류는 해안 가까이에서 바다 쪽으로 되돌아가는 강력한 표면 해수의 흐름이다. 이안류는 고요한 해수를 섬뜩하리만치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멀리서 보면 잔잔하지만 해수욕을 즐기던 사람들을 순식간에 먼 바다로 끌고 들어갈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졌다. 이안류에 휩쓸린 사람들은 거슬러 헤엄치려다가 결국 익사하고 만다. 무의식을 마음의 이안류다. 잔잔하기에 알아차리기 힘들고 예측이 어렵다. 이런 강력하고 예측 불가능한 이안류처럼, 무의식의 힘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 사람의 삶의 목표와 목적지에서 멀어지게 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무의식적인 두려움의 힘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 강력하게 우리의 감정, 행동을 지배할 수 있다. p.135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 아이에게 안내할 뿐이다. 아이가 실수, 실패하는 순간에 이제 더 이상 욱하지 않아도 된다. 그 순간에 가장 많은 배움이 부모와 교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순간에도 미덕이 빛나고 있음을 알아차린다는 건 인생의 모든 고통과 좌절 앞에서 회복탄력성을 준다. 우리는 실수할 때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한계를 드러낸다는 고정형 마인드셋이 아니라, 언제나 자신이 가진 힘으로 노력하고 성장할 수 있는 성장형 마인드셋으로 살아갈 수 있다. p.289
이 책에서 가장 와닿았던 핵심 키워드를 고르라면 “무의식이 인간본성의 이안류와 같다”는 말이다. 해안가에만 안전사고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깊숙이 바라보지 않으면 집에서도 이안류가 발생할 수 있다. 그동안의 삶의 방식 속에서 ‘해’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것은 자신을 확장하거나 그간의 삶을 검산해볼 시기다. 이안류가 발생하는 지역은 상습적이기에.
ㆍ 나는 삶의 목적을 살아가고 있는가?
ㆍ 나는 나를 기쁘게 하는 일을 매일 하는가?
ㆍ 나는 매일 감사하고 있는가?
ㆍ 내가 하는 일의 의미는 무엇인가?
ㆍ 내 삶이 1년밖에 남아 있지 않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바쁜 삶 속에서 우리는 자칫하면 마치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간 것처럼 수동적으로 일상을 따라가기 쉽다. 꾸준히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볼 때 내 삶에서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찾을 수 있다. p.359
사람은 사람 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사람으로 가장 큰 위로를 얻는다. 누구에게나 사람만이 채워줄 수 있는 보편적인 정신적 욕구가 있다. 바로 존재 자체로 사랑받고 인정받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그런 시간이 많지 않다. 언제나 당장 해야 할 일을 하면서 발등의 불을 끄는 데 시간을 보낸다. 존재 자체로 인정받는 드문 한 순간의 말 한마디, 따듯한 포옹에서 사람은 힘을 얻어 살아간다. p.380
우리는 상처받는 존재들이다. 그 상처를 내버려두면 시간이 갈수록 나의 두려움을 크게 만들어 스스로 피해자라 느끼게 한다. 피해받지 않으려 방어하고 공격하게 만든다. p.410
행복은 어디에서 올까.
알파고의 시대. 나는 인성이야말로 이 시대에 남은 유일한 인간의 영역이 아닐까 생각한다. p.460
여러 가지 역할 갈등에 시달렸지만 ‘엄마’라는 자리는 차원이 다르다.
아마도 우리는 죽을 때까지 아이들의 엄마라는 역할을 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이순간의 나라는 것이다.
내 안의 상처를 보듬으며 새로운 미덕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