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해전, 최강국의 탄생 - 제2차 세계대전의 운명을 가른 해양패권 흥망사
폴 케네디 지음, 이언 마셜 그림, 강주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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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 분량만 보더라도, 일부분을 아예 누락시켰거나, 군사용어 대신 적당히 직역한 명칭을 쓰거나, 전체적인 명칭통일이 되어 있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눈에 띕니다.

p.09 [울리시환초에 닻을 내리고 쭉 늘어선 미국 플리트 항공모함 선단들은]

플리트 항공모함은 보통 정규항모라고 합니다. 그리고 배들이 모인 걸 선단이라고 하는데, 선단'들'이라고 하는 건 부적절합니다. 정규항모 3척으로 이뤄진 분함대에는 더욱더요.

p.11 [그러나 히틀러가 노르웨이를 비롯해 북서 유럽 전역을 정복한 이후로 해군력의 균형은 크게 바뀌었다.]

원문을 보면 [But the maritime balances changed dramatically following Hitler’s conquest of Norway and the rest of northwest Europe, the Fall of France, and Italy’s entry into the war.]입니다. 프랑스 함락, 이탈리아 참전은 아예 누락시켰어요.

p.12 [하지만 1943년에는 수송 선단 호송 함대의 격전, 지중해와 태평양에서의 상륙전, 노르웨이 해안에서 독일 순양함의 침몰만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원문을 보면 [and the sinking of a German battle cruiser off Norway.]인데 독일 전함 샤른호르스트의 침몰을 말합니다. 영국에서는 샤른호르스트를 순양전함으로 분류했고, 그래서 원문에서 순양전함으로 표기한 걸 겁니다. 그래서 순양함이라고 하면 대놓고 오역입니다.

p.13 [초장거리 운항 역량을 지닌 B-24 초계기, 호위 항공모함, 소형 레이더, 자동 추적 어뢰의]

"초장거리 운항 역량을 지닌" 꽤나 어색한 번역입니다. "긴 항속거리를 가진" 정도라면 모를까 저 무슨.

원문을 보면 [the homing torpedoes]입니다. 그리고 군사용어로 이건 유도어뢰입니다. 자동 추적 어쩌고가 아니라.

p.24 그림 1 설명을 보면 [지중해에서 영국 해군력을 상징하던 순양전함 후드호와 중형급 전함 바럼호가 그랜드 하버에 정박한 모습이다. 두 전함은 1941년의 치열한 해전 끝에 침몰했지만 몰타는 사수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원문을 보면 [Symbolizing British sea power in the Mediterranean, the lengthy battle cruiser Hood and the modernized battleship Barham lie at anchor in the Grand Harbour. Both were sunk in the intense fighting of 1941, but Malta itself was held.]인데 중형급 전함이 아니라 '현대화된' 전함입니다. 그리고 몰타는 사수했다 어쩌고도 아닌게 두 전함은 침몰했지만(후드는 비스마르크한테, 버럼은 유보트 어뢰에) 이건 몰타를 지키려다 그런 게 아닙니다.

p.32 [따라서 날렵하게 생긴 거대한 군함이 보호 장치를 갖춘 항구에 정박한 모습은 영국 해군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원문을 보면 [The picture of sleek and massive vessels lying in their well-protected harbors was not just a British phenomenon]입니다. 그냥 "잘 보호된 항구"로 충분한데, 대체 보호 장치는 어디에서 나왔다 모르겠어요.

p.33 [수십만 명의 몰타인이 선박 수리장에서 일했다.]

원문을 보면 [and to the tens of thousands of Maltese who were employed in the great repair yards]인데, 이건 수만 명이지 수십만 명이 아닌 건 명백합니다.

이외에도 순양전함과 전투순양함(둘 중에는 순양전함이 더 적절합니다)이 뒤섞여 쓰이고 있고, 호위함과 코르벳도 제각기 쓰이고, 번역이 딱히 매끄럽지도 않습니다.

끙끙대며 원서를 읽느니 한글번역판을 그냥 맘편히 읽는 게 낫다는 주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여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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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 2023-11-22 0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주헌 씨는 이 책 이전에는 본격 군사물을 번역한 이력도 없고, 그럴 만한 역량도 없는 것 같습니다.
뭣보다, 30년 넘게 번역했다는 사람의 결과물의 뽄새가 고작 이 정도라니 기가 막히네요. 번역 초보도 안 할 실수를 족족 하고 있어요.
 
[전자책] 덩케르크 - 세계사 최대 규모의 철수 작전
에드워드 키블 채터턴 지음, 정탄 옮김, 권성욱 감수 / 교유서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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됭케르크 작전 직후에 출간되었다는 걸 보고 익히 짐작했어야 하는데, 이 책은 영국의 선전물에 가깝다. 그 시대의 한계라는 걸 알지만 그걸 후대의 외국인이 읽자니 목에 턱턱 걸린다.

예를 들어 독일군에 대해서는 비인간적이고, 집요하게
살상에 집착하는 나치로만 묘사하고 있다. 그런 서술이 줄줄 이어지고, 군사행동의 목적을 죄다 나치의 비인간성으로 퉁치기까지 한다.

벨기에의 항복에 관해 벨기에 국왕이 나치 첩자라는 식의 이야기도 대뜸 하는데, 전형적인 강국이 약소국을 어떻게 취급하는지 엿보여서(벨기에군이 영프군을 위해 적극 전투에 임했어야 하는데 비열하게 항복했다면서 고기방패 취급) 언짢기도 하다.

됭케르크 작전의 세세한 내역을 알 수 있는다는 건 좋았지만, 그걸 제외하면 꽤 실망스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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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라마와의 랑데부
아서 C. 클라크 지음, 박상준 옮김 / 아작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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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이 다른 장르와 다른 점은 과학적 상상에 뿌리내린 글이라는 점입니다. 그 점에서 라마와의 랑데뷰는 세세한 묘사 하나하나에서 "그래, 이게 과학이지!"라는 탄사를 내놓게 됩니다.

탐사과정에서 무리하지 않고 안전을 먼저 확보하고, 탐사대 구성도 기준에 따르고, 등장하는 사물이나 현상 모두 합리적인 그런 소설은 참 소중합니다.

영화 프로메테우스를 보면서 느낀 괴로움(저게 무슨 과학탐사야!)이 뒤늦게 이걸 보고 싹 나았습니다. 꼭 보세요. 두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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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한국전쟁사 살림지식총서 495
이희진 지음 / 살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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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커밍스의 수정주의(6.25는 북한의 공격을 유도한 결과)는 이후 비공개사료들의 공개로 철회된지 오래입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여전히 남침유도설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넘어서 명백하게 사실과 다른 주장을 쓴 역사책에 무슨 가치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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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환의 마도사 6 - 현인들이 꾸는 꿈, NT Novel
와타세 소이치로 지음, 김진수 옮김, 미도리 후우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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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6권은 단 한줄로 요약 가능합니다. '얀데레 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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