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볼 (양장)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너는 어떤 사람이야?

아이들에게 이 질문을 하면 지금의 어른들은 상상하기 힘든 질문이 되돌아온다고 한다.

어디에서의 나요?

이미 아이들은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희미해진 세상에서 성장하고 있다. 학교에서의 나와 SNS에서의 나가 다르고, 드러나는 나와 드러내는 나는 또 다르다. 그런 환경에서 온전한 자아는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

그것 또한 지극히 어른의 관점에서만 던질 수 있는 질문일지도 모른다. [스노볼]은 스스로에게 그런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아주 흥미롭고 유연한 방식으로 서사를 진행시켜나간다.

너무 일찍 어른의 세계로 접어든, 아직은 어린 영 어덜트들에게 재미와, 의미, 감동을 선사하는 이 소설을 진작에 어덜트가 된 나에게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질문을 하게 했다.

스노볼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우선 너무너무 재미있다. 467p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읽다 보면 남아있는 분량이 아쉽게 느껴질 만큼 몰입감이 있다. 만약 연재소설로 읽었더라면 다음 편을 기다리기가 꽤 힘들었을 것 같다. 종이책으로 나와 단숨에 끝까지 달릴 수 있어 어찌나 행복했던지... 읽는 동안 스노볼의 세계에 푹 빠져서 재밌게 읽었다.

이 소설엔 인물이 참 많이 나온다. 그리고 그 인물 대부분이 여성이다. 소설 후반부,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 연대하는 소녀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을 무조건 선한 인물로 그리지 않아서 좋았다.

후반부에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조금 성급하게 느껴져서 오히려 좀 더 긴 분량으로 디테일을 살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으나, 독자로서 더 긴 이야기를 보고 싶은 욕심이기도 하다. 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작가는 얼른 후속편을 써서 출간해 주었으면 한다.

<창비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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