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대 아빠 갱년기 문학의 즐거움 62
제성은 지음, 이승연 그림 / 개암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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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들어 아이들이 사춘기와 성에 대한 책을 읽고 몸에 대한 변화에 관심을 부쩍 보입니다.

아직 1, 2학년인 딸래미들에게 '사춘기가 뭐야?' 라고 물으니 사춘기는' 짜증나고, 몸도 얼굴도 변하고 혼자 있고 싶은 것'이라고 얘기를 하더라구요. 이참에 갱년기에 대해서도 얘기하면서 '우리에게도 곧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 라고 하며 읽어봤지요.

 

이 책의 주인공인 루나는 아빠가 얘기를 하면 짜증부터 솟아오르는 초등학교 6학년 사춘기 소녀입니다. 루나 뿐만 아니라 반 아이들 모두가 쓴다는 말들~

 

 

나도 사춘기 때 이랬으면서.. 천진난만하기만 한 두 딸래미들을 보면 어떻게 저런 말이 나올 수 있을까 싶기만 합니다.

 

우리는 그야말로 사춘기 범벅이었다.

물론 아이들에게 이 계절은 다양한 색깔로 나타나고 있었다. 조용히 멍 때리는 아이도 있었고, 관심을 받고 싶어서 귀청이 떨어지게 소리 지르는 아이도 있었고, 관심은 딱 사절인 조용한 아이도 있었다.

사춘기 대 아빠 갱년기 25p

조금이라도 내 마음에 안 들고, 짜증 나면 성질부터 부리는 게 안 좋다는 걸 나도 안다. 하지만 마음이 제멋대로다. 꼭 마음 속에 다이너마이트를 저장하고 돌아다니는 것 같다. 시한폭탄 같은 내 마음이 언제 터질지 나도 잘 몰랐다.

사춘기 대 아빠 갱년기 102p.

자신도 알지만 어쩔 수 없는 감정의 동요..

사춘기가 되면 호르몬의 변화와 더불어 뇌에 시냅스게 과도하게 연결되고, 정보가 바로 전달되지 못하고 둘러 전달되는 통에 그 사이에 여러가지 왜곡이 일어날 수 있게 된다고 하죠. 아이들이 한 가지에 꽂혀서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감정의 홍수에 빠져있다면, 부모가 좀 더 냉정하고 침착하게 아이를 이해해줘야 할 것입니다.

이런 딸의 변화에도 아랑곳 않고 아재 개그를 던지던 아빠는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변화를 보입니다. 드라마를 보고 또 보고 우는가 하면 장난스런 눈빛도 말투도 몽땅 사라져버렸죠.

아빠는 사춘기인 나와 갱년기인 엄마를 중재하다가 '경기'가 날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지만, 내가 보기에 요즘은 우리보다 아빠가 더 이상했다. 내가 조금만 대들면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라고 말했고, 아빠는 몰라도 된다고 하면 "내가 누군 줄 알아"라고 했다.

사춘기 대 아빠 갱년기 64p.

아빠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한 루나는 아빠의 뒤를 캐봅니다. 아빠가 갱년기와 더불어 여러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루나는 아빠를 이해하게 됩니다. 이런 중대한 변화를 통해 루나와 아빠는 한층 더 가까워지게 된거죠.

그렇다. '그분'이 우리 집에 또 오셨다. 사춘기의 '그분'이 아니라 엄마에게 왔던 '그분'. 아빠에게도 엄마처럼 갱년기가 온 거다. '꼰대'와 '라떼'의 연결선상에 갱년기가 있었던 것이다.

사춘기 대 아빠 갱년기 117p.

지금에서야 알겠다. 아빠가 바빠서 늘 곁에 있지 못했기 때문에 잘 몰랐던 것이지, 아빠의 마음은 언제나 나를 향해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아빠는 이제야 나와 타이밍을 맞추려고 노력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빠가 이제 옆에서 지켜봐 줄게. 웃고 싶을 때 마음껏 웃고, 울고 싶을 때 실컷 울어. 아빠가 옆에 있을 거야."

사춘기 대 아빠 갱년기 151p.

아이들에게 이런 부모가 되어 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방문을 닫더라도 쿨하게 이해해주고 언제든지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관계.. 지금부터 사춘기! 갱년기! 열심히 공부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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