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
허췐펑 지음, 신혜영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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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삶이 힘들다고 느껴본 적이 있나요?

나이 40을 살아오며 전 참 삶이 힘들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하루는 유치원에 다니던 저희 아이가 '아~ 힘들다.'라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시어머니가 '아가 와 이래 힘들다 캐샀노' 하십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제가 보이더군요. 평소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살았으니, 아이들도 입에서 저절로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왔나보다 하고요.

책 제목을 지나가면서 보고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힘들게 여겼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 바꿔보고 싶다는 마음이 스쳐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어느정도 압니다. '삶이 힘들었던 게 아니라 내 마음이 힘들었던 거였구나.' 라고요.

 

"관건은 '마음'에 있다."

불교에 '우음수성유, 사음수성독'이라는 말이 있다. 같은 물이라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된다는 말이다. 물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데 마신 후에 성질이 달라진 것이다.

같은 말을 같은 사람에게 하더라도 당시의 기분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것이다.

관건은 사람들의 '마음'에 있다.

그래서 인생이 뜻대로 안 된다고 원망하는 사람에게 나는 늘 같은 충고를 한다. "항상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인생이 마음에 안 들고 자꾸 괴로운 일만 겪는다면 그 불만족과 괴로움 또한 자신의 내면에 존재한다. 삶이 아름답고 행복한 일만 생긴다면 이 역시 우리 마음의 상태이다.

모든 것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 마음의 상태가 우리가 보는 세상을 결정한다.

 

 

읽고 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마음이 우울하고 짜증날 때는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화가 납니다. 그러나 마음이 여유롭고 평온할 때는 화가 날만한 일도 편안하게 지나칠 수 있습니다.

지금 누군가 때문에 화가 나는 것도, 어찌보면 습관처럼 굳어진 내 생각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굳어진 생각 자체를 바꾸긴 쉽지 않지만, 그 사람이 문제이기 이전에 먼저 내 생각이 문제라는 것으로 전환만 되어도 완전 다른 문제가 되어 버립니다. 남을 바꾼다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를 바꾸는 것이 훨씬 수월한 일인 것이죠.

 

 

"두 가지의 나 - 보여지는 나와 스스로 보는 나"

 

인간에게는 두 가지의 '나'가 있다. '보여지는 나'와 '스스로 보는 나'이다. 첫번째 '나'는 다른 사람에게 비치는 나이고 두 번째 '나'는 내적으로 자각하는 나이다.

삶이 힘들고 행복하지 않은 건 우리가 '보이는 나'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평가가 타인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모르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 속에서 살게 된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 보니 타인의 칭찬과 인정을 갈구한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든 그건 그 사람 사정이고,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정말 중요하다. 당신의 가치는 타인의 입이 아닌 당신의 내면에서 생겨난다.

사물이나 사람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스스로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 스스로 훌륭하다고 생각하면 남에게 잘 보이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면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바라볼까 걱정하지 않을 때 비로소 진정한 나로 살 수 있다.

당신이 듣는 말들 중 가장 영향력 있는 건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과의 관계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내내 함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당신 자신이다.

 

머리속에서 늘 CD가 돌아가듯이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넌 형편없어, 잘 하는 것도 없으니 가치없는 존재야.' 등등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꾸만 되뇌어 졌습니다.

특히나 누군가가 내면의 소리와 비슷한 메세지를 던지면, 그날은 화가 나거나 우울해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사람이 아니라 나 스스로와의 관계였습니다. 그 사람이 문제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게 쉽고 당연한 것 같은데, 문제는 나 자신을 대하는 스스로에게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내가 나 스스로를 가치있게 여기지 못하니, 나를 무가치하게 대하는 듯한 사람에게 그렇게 화가 났었습니다. 그 사람의 의도가 어땠는지 모르지만 내 마음이 그에게 그대로 투영되었던 것이었죠.

이걸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냉철하게 판단하면, 저자가 얘기하는 대로 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문제가 그 사람을 통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었습니다.

 

 

"초점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보는 것이 달라진다. "

 

당신이 어떤 일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면 그건 그 일 때문이 아니라 그 일을 대하는 '생각' 때문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낸다.

우리의 감정은 우리에게 발생한 일보다는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에게는 기쁜 일도 생기고 안 좋은 일도 생긴다.

이 중 우릴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건 어떤 일일까? 그건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일이다. 인간의 의식은 손전등과 같아서 비추는 것만 본다.

 

'생각에 대한 생각' 메타인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생각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하지요. 사실 많은 싸움과 오해가 이 부분에서 생기는 것 같습니다. 사실과 생각을 구분하지 못하고 사실이 아닌 생각을 사실처럼 믿는 것 말입니다.

저도 오랫동안 이 부분으로 힘겨운 싸움을 해왔습니다. 아빠의 말과 표정이 곱지 않은 것으로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했고 이 생각은 오랫동안 사실처럼 보였습니다. 이 생각은 아빠에게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특히 나이 많은 권위자에게 적용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이 생각의 싸움은 계속될 때가 많지만, 생각이 꼭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판단의 열쇠로 그 생각에서 빠져나오는 법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이 책의 작가는 뇌신경과학 전문의이자 대학에서 강의하는 작가입니다. 중국 인터넷 최대 서점 당당왕에서 인간의 본성을 가장 잘 들여다보는 심리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하네요. 프로필만 보면 책이 어려울 듯 싶은데 이 책은 아주 쉽게 풀어서 대중들이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들은 심리 이론으로 여러번 배웠던 것들인데도, '실제로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배운 것을 쉽게 다시금 생각하고 적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다행이고 감사합니다. 몇 구절들을 적어서 벽에 붙여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무언가가 힘들다고 느껴지는 분들은 한번쯤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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