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E. W.
김사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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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사과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를 졸업했다. 2005년 단편 「영이」로 제8회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소설집 『02』 『더 나쁜 쪽으로』, 장편소설 『미나』 『풀이 눕는다』 『나B책』 『테러의 시』 『천국에서』, 산문집 『설탕의 맛』 『0 이하의 날들』이 있다.









가난한 자들은 부유한 자들과 완전히 섞여서도 안 되지만 완전히 격리되어서도 안 된다. 그들은 멀리서, 보이지 않는 벽 너머에서 끊임없이 서로의 존재를 느껴야 한다. 그래야 쌍방 간의 두려움이 유지되며, 살얼음 같은 평화가 지속될 수 있다.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수준의 두려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 그것은 통제의 가장 기본적인 기술이자 가장 까다로운 예술이다. 두려워할 것이 하나도 없다 느껴질 때, 두려움의 대상이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사람들은 용감해진다. 무엇이든 하기 시작하고, 그것은 야만의 시작이다. 인간들이 통제에서 벗어나 균형을 파괴하는 것, 그것이 바로 악이다. 그에 비하면 다른 것은 애들 장난에 지나지 않은다. 악이 세계를 지배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세상에 대한 정회장의 독특한 사명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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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49, 50






위의 부분을 통해 이 책에서 가장 보여주고 싶은 것은 ‘균형’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그 균형이 삶의 균형이든 정신의 균형이든 거기서 살짝 벗어난 사람들이 강박적으로 균형을 다시 찾아가는 모습을 보고있다고 느꼈다. 여기에는 제각기의 삶을 사는 주인공들이 있는데 크게 나눠보면 서민층과 부유층이다. 신기한건 책에서 분명 모든 주인공의 삶과 생각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보여주는데 왠지 모르게 부유층의 삶은 안개속에 있는 것 같이 뿌옇게 보이고 잘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서민층을 연기하고 있는 주인공들의 삶은 너무나도 현실적인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기분으로 책을 끝까지 읽어나가다가 마지막 장까지 읽고 다시 돌아와 첫장부터 읽어보았는데 전혀 새로운 책, 새로운 주인공을 읽는 것 같았다. 목차는 이야기의 시작, 1부, 2부, 3부, 악몽의 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느 책과 같이 3부부터 휘몰아치기 시작하는 내용은 굉장한 충격을 가져온다. 악몽의 끝을 읽고 나서 아 이게 악몽이구나 악몽이 끝났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과연 이게 악몽일까? 라는 의문을 품게 한다. 심지어 이 책이 현실보다 나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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