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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의 영국 - 워킹홀리데이로 만난 영국 문화 이야기
윤정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4월
평점 :
대학생이라면 한번쯤 워킹홀리데이를 꿈꿔봤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몇몇 살기 좋은 선진국가들 위주로 워킹홀리데이가 가능하고, 내가 못하는 영어를 배우면서 그 나라 문화도 배우고, 일하고, 돈도 벌 수 있다고 하니 주머니 가벼운 대학생들에게는 정말 꿈과 같은 선택지이다. 주변 친구들 중 겁 없이 도전하는 친구들은 호주워킹홀리데이,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순으로 워킹홀리데이를 갔다. 돈이 있는 친구들은 어학연수를 갔고, 공부를 잘 하는 친구들은 교환학생을 떠났다. 나는 도전이 무서웠던 그 시절이 참 아쉽다. 그렇기에 늦은 나이에 회사를 그만두고 해외로 대학원 가는 친구들이 참 부러웠고,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면 가보지 못한 내가 더 설레곤 했다.
워킹홀리데이 중에서도 특히 가기 힘든 국가가 영국으로 알고 있는데, 이 책은 각 국가간의 경계선이 더 높아지고 이동이 거의 없었던 코로나시국에 영국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저자의 영국생활 500일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심지어 일본워킹홀리데이도 다녀왔다!
여러차례 유럽에 갔지만, 영국은 가지 못해 영국 영화, 드라마를 보며 아쉬워하던 나에게 그녀가 겪은 영국의 하루하루를 담담하게 소개해주는 책을 만나서 참 좋았다. 친한 친구에게 영국생활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으로, 쉬엄쉬엄 천천히 읽기에 참 좋은 책이었다. 나중에는 더 듣고 싶은데 몇장 남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워킹홀리데이를 지원조차 해보지 않아서, 그 동기나 과정이 참 궁금했었는데, 책에는 일본에 살던 저자가 어떻게 영국 워킹홀리데이에 지원했는지, 어떻게 집을 구하고 차근차근 영국의 삶을 꾸려나가게 되는지 과정이 잘 담겨있다.
타국인으로서 언어도, 가족도 없는 영국이라는 생소한 곳에서 문화를 배워가는 과정 또한 정말 재미있었다. 내가 영국드라마 등으로 알고만 있던 런던의 크리스마스, 여러나라에 이미 퍼져있는 애프터눈티와 스콘, 영국의 코로나 정책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읽었다.
무엇보다 가보지 않아서 나에겐 두렵게만 느껴졌던 영국 또한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 사는 곳이었다. 그녀가 겪은 영국에서의 특별한 일상들, 영국에서 일하면서 보고 느낀 경험들을 읽으며 나도 영국에 워킹홀리데이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꿈틀거렸다.
코로나 시국에 용감히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고, 일을 찾고, 친구를 사귀고, 여행을 떠나며 영국에서의 행복을 찾아가는 저자의 인생이 참 부럽다. 영어라는 장벽, 인종과 문화라는 또 다른 장벽들을 하나하나 넘어가며 영국의 삶에 스며들고 그녀의 인생을 살고 있는 그녀를 보면 나도 영국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마냥 즐겁고 신나는 일만 가득한 건 아니지만, 힘든일에서는 깨달음을 얻고, 즐거운 일은 소중히 간직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짧은 여행을 다녀온 여행기에도 본인이 본 것, 느낀 것이 전부인양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500일의 영국을 경험하고도 서툰 일반화를 하지 않으려 하고 타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 저자의 마음이 잘 보여서 참 따뜻하게 읽은 책이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당장 떠날 수 없는 지금이기에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앞으로 그녀의 영국에서의 1000일, 2000일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