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여성들이여, 당신은 ‘정상‘입니다

유별난 게 아니라 예민하고 섬세한 겁니다 - 세상과 불화하지 않고 나답게 살아가는 법
제나라 네렌버그 지음, 김진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9월

늘 나는 스스로가 너무 예민하다고, 그래서 문제라고 생각했다. 나의 예민함을 검열하고 때론 자책하고, 후회하고, 나의 이 예민하고 민감한 성격을 다스리지 못하는 스스로를 한심해하고 부끄러워했다. 왜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무난한 성격이 아닐까, 어떻게 해야 예민함을 다스릴 수 있을까, 평온한 상태와 감정을 유지할 수 있을까 괴로워하고 고민했다.

그런 나이기에 이 책<유별난 게 아니라 예민하고 섬세한 겁니다>을 보는 순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매일 아침 고요한 시간, 책과 나에게 집중하며 독서하는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단순히 '민감성' 혹은 '예민함'이라고 뭉뚱그려 말하는 이 기질은, 실제로 '신경다양성'으로 말할 수 있다.

신경다양성은 HSP, ADHD, 자폐/아스퍼거 증후군, 감각처리장애, 공감각을 말하며, 이 책에서는 각각이 무엇이며, 어떤 성격적 특성을 지니는지 실제 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사례, 인터뷰내용, 논문, 전문가 상담 내용을 기반으로 설명하고 있어 굉장히 흥미롭다.

그녀가 조사한 이 다섯가지 신경다양성을 책에서 깊이있게 풀어내고 있으며, 자기도 모르고 사회에 맞춰 가면을 쓰고 고통받고 살아온 여성들의 삶을 재조명한다.

이 책을 보며 나 또한 내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신경다양성을 가지고 있는지, 내가 가면을 쓰고 있었다는 것, 이는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신경다양성'이라는 틀을 받아들이면서 내 인생과 사고에 대한 큰 변화가 생겼다.

원래도 유별남을 당당하게 말하던 나이지만, 이 책을 읽고 마음 속에 가지고 있던 일말의 '죄책감'을 벗어던질 수 있었다. '내가 예민해서' 주변인들이 불편해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 때로는 타인의 눈치를 보며 '이건 내가 예민한 탓이야'라는 '자책'을 어느정도 벗어내고 당당해질 수 있었다.

깊이 있고,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에, 책에는 논문을 바탕으로 한 설명이나 익숙하지 않은 의학용어가 조금씩 나온다. 다소 난이도는 있으나, 그만큼 흥미롭고 스스로 새로운 눈을 뜨게 하는 좋은 책이다.

사회적으로 우리가 해야할 중요한 문제가 많다는 것, 특히 여성들의 자유와 다양성을 인정받기위해서는 아직 숙제가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나 또한 기존의 사회의 '정상'범주, 사회적 편견에 물들어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는데 이를 반성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특히 여성들이 책을 읽고 스스로를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