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랑 사랑 웅진 세계그림책 219
맥 바넷 지음, 카슨 엘리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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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 사랑(맥 바넷 글/ 카슨 엘리스 그림/ 김지은 옮김)

소년은 할머니에게 물어요.
"사랑이 뭐예요?"
할머니는 알 것 같았거든요.
오래 살았으니까.

"대답하기 참 어려운걸."
"그럼 누가 알아요?"
"세상에 나가 보렴.
그러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소년은 길을 떠납니다.

길에서 만난 어부는 "사랑은 물고기란다."라고 대답해요.
소년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어부가 한숨을 쉬며 말해요.
"네가 사랑을 어떻게 알겠니."

연극배우는 "사랑은 박수갈채야."라고 대답합니다.
관객들은 결국 다 떠나지 않냐며 소년이 말해요.
"네가 사랑을 어떻게 알겠니."

소년은 고양이, 목수, 농부, 병사, 마부를 만나 물어요.
스포츠카, 도넛, 도마뱀, 반지, 겨울의 첫눈, 여름의 단풍나무...
사람들이 소년에게 사랑이라고 말해 준 것들이죠.
시인은 사랑에 대한 긴 목록을 가지고 있어요.
소년은 다 들을 시간이 없어서 시인을 떠나요.

"넌 사랑을 하나도 몰라!"

소년은 사랑이 뭔지 알 수 있을까요?

ㅁㅁㅁㅁㅁ
1. 칼데콧 아너상 수상자인 맥 바넷과 카슨 앨리스의 조합으로 사랑에 관한 철학적인 그림책이 완성되었어요.
사랑이 뭐냐고 아이들이 물어온다면, 저는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요?
어른에게 물어도 쉽게 답하지 못할 질문.
너무나 많은 사람이 사랑에 관해 말하지만, 사랑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 괴리감이 있어요.

2. 할머니는 세상에 나가면 답을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일단 할머니의 마음이 사랑이네요.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거 알지만, 할머니는 소년의 성장을 위해서 세상으로 보내줍니다.
소년이 사랑에 관해 알게 되기를 원하는 마음은 사랑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일 거예요.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이 전인적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거예요.
인간의 성장과 성숙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사랑 아닐까요?
우리는 자녀들이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가르치고 있나요?

3. 여러 사람들이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중 어부는 사랑이 물고기래요.
저라도 소년처럼 "물고기요?"라고 물었을 거예요.

"물고기는 네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에서
희미하게 빛을 내며 팔딱팔딱 헤엄치지.
네가 그 물고기를 손에 넣고 나서
지금 무슨 일을 저지른 건지 깨닫는다면,
아마 너는 그 물고기에게 인사하고
바다로 돌려보낼 거야."

사랑은 소유도 구속도 아니죠.
사람은 뭔가 강렬하게 원하면 자기 맘대로 소유하려고, 자기 곁에 두려고 합니다.
어부는 팔딱팔딱 헤엄치는 물고기를 갖고 싶어 하고, 갖게 되죠.
그러고 나서야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알고 물고기를 놓아줍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존재를 구속하지 않습니다.
소년은 물고기를 다시 바다로 보내는 어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4. 사람마다 다른 대답을 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이유가 다 있죠.
찬찬히 곱씹어보면, 그 이유들이 납득할 만합니다.
사랑에 대한 사전적인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다른 사람을 애틋하게 그리워하고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2) 다른 사람을 아끼고 위하며 소중히 여기는 마음
3) 어떤 대상을 매우 좋아해서 아끼고 즐기는 마음

제 생각엔 이 정의가 감정적인 부분에 치우치지 않았나 싶은데요.
사랑엔 지, 정, 의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앎 없이 사랑할 수 없고요.
애틋하고 열렬한 감정 없이 사랑이라 할 수 없고요.
관계를 계속 이어가려는 의지 없이 사랑을 말할 수 없어요.

5. 소년은 더 나이를 먹었고, 할머니는 더 나이가 들었어요.
답을 찾았냐는 할머니의 질문에 소년은 할머니를 꼭 안아드려요.

할머니는 소년을 기다렸어요.
"드디어 돌아왔구나."
할머니는 손주가 언제쯤 돌아올까 기다리면서 당신의 할 일을 성실히 했을 거예요.
날마다 밥을 지으면서도 손주를 생각했을 것이고요.
소년은 자기를 기다려주는 존재가 있다는 걸 알았고, 그게 사랑이라는 걸 깨달았을 거예요.
언제 돌아오더라고 반갑게 맞아줄 존재가 있다는 건 참 뭉클한 일이죠.
밖에 나가서 잘 살았든, 그렇지 못했든 상관없이 받아들여지는 존재로서, 소년은 할머니의 사랑을 느끼게 된 거예요.

사랑에 관해 깊이 있게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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