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6
미야니시 타츠야 글.그림, 허경실 옮김 / 달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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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아하는 작가 미야니시 타츠야의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여섯 번째 책입니다. 약육강식의 공룡 세계를 배경으로 티라노사우루스가 주인공이지만, 따뜻한 사랑과 우정에 대해 깊은 통찰을 주는 책들입니다.

2. "타페야라와는 비록 말이 통했지만 마음은 통하지 않았던 것을 떠올렸습니다."

티라노는 호말로케팔레 세 마리와 함께 있는 것이 "즐겁고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이들은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말이 통했던 타페야라는 티라노를 속여서 잡아먹으려 했습니다. 반면 호말로케팔레 세 마리는 배고프고 힘이 없어진 티라노를 먹이고 함께해 주었습니다. 서로를 향한 진정한 배려와 사랑은 말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 싶습니다. 표정, 어투, 몸짓, 시선 등 온몸의 다양한 표현들이 함께 나타나야 할 겁니다. 이런 면에서 생각하면 아직 많이 부족한 사람이란 걸 깨닫습니다. 이런 생각을 계속 하다 보면 좋아질 날이 있을 거라고 소망해 봅니다.

3. 세 마리는 각각 물고기, 조개, 빨간 열매를 가져다가 티라노를 먹였습니다. 티라노는 육식동물이기 때문에 빨간 열매 따위는 맛있지도 않고 먹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티라노가 그걸 먹네요. 다른 두 마리가 가져온 것만 먹었더니 빨간 열매를 가져온 호말로케팔레가 슬퍼했습니다. 그걸 알아챈 겁니다. "맛있다! 맛있어! 맛있구나!"

맛이 없지만 먹을 수 있는 능력은 사랑에서 나옵니다. 구체적으로 다른 이들이 상처입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 다른 이들이 기뻐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그 마음은 세 마리에게 전해졌습니다. "나의 기쁨을 마치 자신들의 일처럼 기뻐하고 있구나." 이심전심. 따뜻한 마음이 저에게도 전해지네요.

사랑은 희생적인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나의 것만 고집할 수 없고 힘들지만 다른 이들의 주장과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 겨우 빨간 열매 가지고 그런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에서 빨간 열매는 매우 중요한 장치입니다. 육식공룡과 초식공룡을 이어주는 매개체죠. 육식공룡인 티라노가 희생하여 빨간 열매를 먹음으로써 초식공룡들과의 아름다운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4. "내가 말을 가르치는 바람에 너희들을 위험에 빠지게 했어."
'우적우적'이라는 말만 듣고, 알베르토사우루스를 친구로 오인했던 세 마리는 잡아먹힐 뻔했습니다. 티라노는 그들을 구해주긴 했지만 많이 미안했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서 답답한 마음에 가르쳤던 말이 그들을 위험에 빠뜨릴 줄이야. 티라노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티라노의 품에 안긴 세 마리가 "요이요이 슈슈링링 츄우"라고 말합니다. 티라노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라는 말로 들립니다. 진심은 하얗게 내리는 눈 사이로 전해졌습니다.

말에는 사상, 정신, 철학, 세계관, 문화 등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말을 쓰느냐가 중요합니다. 영어에서 'have'와 'make'가 많이 쓰이는 것이 괜히 그런 게 아닐 겁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유와 물질을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요? 아무튼 우리가 무의식 중에 쓰는 말들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말을 할 때 참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티라노는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한다는 게 얼마나 멋지고 소중한 일인지" 깨닫습니다.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늘 깨어 있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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