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으로 떠난 여행 그림책 보물창고 7
크빈트 부흐홀츠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1. '나'를 위한 최고의 전시회.
스스로를 '순간 수집가'라고 부르는 막스 아저씨의 그림은 환상적이었고 몽환적이었습니다.
친절하게 써놓은 메모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도 있었고, 뭔가 그림과 맞지 않는 것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막스 아저씨의 말처럼 "그림에 다가갈 수 있게 해 주는 길"을 찾았습니다.
'나'는 등대 그림을 보면서 바이올린을 연주했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유쾌하고 내 마음에 쏙 드는 선율"이 흘러 나왔습니다.

그림에 대한 설명을 직접 막스 아저씨로부터 들었다면, '나'는 그림 속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었을까요?
'나'는 날마다 그림 속 여행을 떠났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경험을 했지요. '나'는 스스로 궁금했던 것에 대해 하나 둘 답을 찾았습니다.

2. 막스 아저씨는 스스로 '순간 수집가'라고 했습니다.
어떤 순간이든 전후가 있기 마련이죠.
아저씨의 그림에는 '스토리'가 있었습니다.
그 그림들은 순간의 장면이지만, 그 순간이 있기 전 이미 어떤 일이 시작되고 있었고, 그 뒤로도 오랫동안 계속될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러할 것입니다.
순간 수집가에게 잡힐 만한 장면들은 별로 없겠지만, 우리의 '순간'들은 지독하게 끊어지지 않고 이어집니다.
그리고 거대한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우리 모두 '위대한 스토리텔러'라고 누군가 그랬죠.
여러분이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기만 한다면 그렇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아무도 들어줄 것 같지 않은 이야기라고요?
누가 그런 지루한 이야기를 듣겠냐고요?
소설책 1권 나오지 않을 인생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모든 이야기는 의미가 있고, 그 어떤 것도 소홀하게 다뤄져서는 안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중요하지 않은 순간은 없습니다.
매우 의미 없이 지나가는 순간조차도 말입니다.

3. '나'는 막스 아저씨의 말을 모두 믿지 않았습니다. 진실을 알고 싶을 때도 있었죠. 하지만 아저씨는 좀처럼 길게 설명해 주지 않았습니다.

막스 아저씨의 그림들을 보면 현실 속에서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장면들이 많습니다.
아저씨는 자주 돌아다녔고, 거리 구석구석을 살폈고, 바닷가나 모래 언덕을 뛰어다니기도 했습니다. 카페에 아주 오랫동안 조용히 않아 있기도 했고요.
'나'에게는 아저씨가 "그곳에서 뭔가를 찾는 사람" 같았습니다. 공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글을 쓰고 스케치를 했습니다.

옮긴이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어떤 것이나 아무도 들여다볼 수 없는 우리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것을 그때 그때 포착하면 어떻게 될까요?"라고 묻습니다. 막스 아저씨는 그런 것을 그림으로 옮기려고 했다는 것이죠. '순간'이 생명력을 지니게 되는 순간입니다. 그때부터 그 '순간'은 '서사'가 되고 가능성과 다양성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그 '순간'을 그린 그림은 하나이지만,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하게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보는 이에게 그림이 넘어온 순간, 해석의 몫은 보는 이에게 넘어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의도를 찾아가는 과정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찾는 일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림책을 읽고 나누는 일은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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